美, 러 이어 우크라와 '릴레이 회담'…전선에선 여전히 공방전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종전을 위해 2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2시간에 걸친 고위급 회담을 가졌다. 이튿날엔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릴레이 회담을 하면서 종전 협상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4일 타스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러시아 대표단은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이날 오전 10시부터 밤 10시 30분까지 약 12시간 동안 비공개 회담을 가졌다. 미국에선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키스 켈로그 우크라·러시아 특사, 마이클 앤톤 국무부 정책기획국장이 대표단으로 참석했다. 러시아에선 그리고리 카라신 상원 국제문제위원장, 세르게이 베세다 연방보안국(FSB) 국장 고문이 테이블에 앉았다.   

2018년 7월 16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회담을 시작하며 악수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018년 7월 16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회담을 시작하며 악수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회담 종료 후 러시아 외무부는 텔레그램을 통해 “협상이 타결됐다”고 전했다. 카라신 위원장은 “(이번 회담은) 창의적이고 기술적(이었다)”며 “소통과 입장 이해 측면에서 성공적이었다”고 밝혔다. 러시아 매체들도 “긍정적 분위기”(리아노보스티), “협상 타결이 기대된다”(타스)라고 회담 분위기를 전했다. 타스는 “양국간 공동성명은 25일 발표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5일 브리핑에서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을 방침”이라고 일축했다. 미국은 러시아와 협상 결과를 토대로 25일 우크라이나와 협상을 이어갈 계획이다.  

부분 휴전안, 흑해로 확대 논의

이번 미·러 회담에선 지난 1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통화에서 합의한 ‘부분 휴전안’이 논의됐을 가능성이 크다. 부분 휴전안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에너지·인프라 분야에 대한 공격을 30일간 중단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동의한 부분이다.      

이번 회담에선 에너지 분야를 넘어 흑해 해상까지 휴전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의제에 올랐다. 태미 브루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회담 도중 진행한 브리핑에서 “흑해로 휴전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완전한 휴전까지는 한 걸음이 남았다”고 말했다.


세르게이 베세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국장 고문. EPA=연합뉴스

세르게이 베세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국장 고문. EPA=연합뉴스

러시아가 지난 23일부터 언급한 흑해 곡물협정의 재개 문제도 논의됐을 가능성이 있다. 앞서 페스코프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협정 재개에 동의한 사안이 주요 의제”라고 밝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2022년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 협정을 체결했지만,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 대한 러시아 측의 반발로 연장하지 못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러시아는 이를 협상 카드로 활용할 것으로 보이며, 강경한 조건을 유지하며 회담 속도를 조절하려 할 것"이라고 짚었다. 

미·러 회담이 진행된 이날 영국과 프랑스의 군 수뇌부도 휴전을 논의했다. 토니 라다킨 영국 국방참모총장과 티에리 부르크하르트 프랑스 국방참모총장을 포함한 양국의 육·해·공군 수뇌부가 이날 회담에서 전후 우크라이나에 평화유지군 파병 등을 논의했다고 DPA통신은 전했다.  

휴전 협상 중에도 전선은 치열

종전을 위한 회담이 진행 중이지만 전선에서는 여전히 치열한 공방전이 계속됐다. 이날 우크라이나 공군의 성명에 따르면 키이우 일대와 수미, 자포리자 지역을 겨냥한 러시아군의 드론(무인기) 공습으로 민간인 80여 명이 다쳤다. 우크라이나 국영 철도회사 시스템도 사이버 공격을 받아 한때 마비돼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야르스’를 동원한 훈련도 시작했다고 이날 밝혔다.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수도 키이우 상공에 등장한 러시아 드론을 공격하고 있다. REUTERS=연합뉴스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수도 키이우 상공에 등장한 러시아 드론을 공격하고 있다. REUTERS=연합뉴스

 
우크라이나는 이날 러시아의 에너지 인프라를 겨냥한 공습을 이어갔다. 러시아 국방부 성명에 따르면 크라스노다르주에 있는 석유 펌프장이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을 받았다. 카자흐스탄으로 원유를 수출하는 시설이다. 우크라이나는 전날에도 크림반도의 글레봅스코예 가스 시설을, 지난 22일엔 벨고로드의 가스 시설을 드론으로 공격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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