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희 코레일 사장 “14년째 동결 KTX 요금, 17%는 올려야”

한문희 코레일 사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코레일

한문희 코레일 사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코레일

 한문희 코레일 사장이 KTX 요금을 17%는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철도요금이 14년째 동결된 사이 소비자물가와 버스·택시요금, 전기료 등이 많이 올랐다는 이유에서다.   

 한 사장은 25일 대전사옥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영업적자는 많이 줄였지만 최근 4년간 50% 이상 상승한 전기요금 부담과 부채 증가에 따른 이자비용의 영향으로 재무건전성에 한계가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코레일에 따르면 철도요금이 마지막으로 인상된 2011년 이후 소비자물가지수는 27%, 고속버스 요금 21%, 항공 요금 23%, 최저임금은 128.2%가 각각 올랐다. 

 반면 코레일이 한해 납부하는 전기요금은 182.5%(2051억원→5796억원)나 증가한 데다 누적부채도 21조원으로 이자비용만 연간 4130억원에 달한다. 이자가 하루 평균 11억원꼴이며, 부채 비율은 265%다.  

KTX 초기차량은 내구연한(30년)이 다가와 5~6조원을 들여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다. 연합뉴스

KTX 초기차량은 내구연한(30년)이 다가와 5~6조원을 들여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다. 연합뉴스

 
 한 사장은 “그동안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열차운용 효율 극대화, 인력 효율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등 역세권개발과 해외사업 같은 신성장사업 확대에 최선을 다했지만, 곧 다가올 KTX 초기차량 교체 사업을 앞두고는 운임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KTX 개통 초기에 들여온 차량들을 교체하는 데는 약 5~6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30년인 내구연한을 고려하면 2027년에는 발주 및 계약을 마쳐야 하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교체대상은 모두 46편성이다. 

 다만 한 사장은 “철도 운임 인상은 관련 법률에 따라 물가상승률과 다른 교통수단과의 형평성, 원가수준에 따라 정부가 운임 상한을 정하면 그 범위 안에서 인상 폭과 시점을 논의해야 한다”며 “정부와 함께 진행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앞서 코레일의 여객사업본부는 지난 3월 운임 인상률 목표치를 17%로 확정하고, 정부에 요금 재편의 필요성을 제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요금이 17% 인상되면 서울~부산 구간이 편도 기준으로 5만 9800원에서 7만원으로 오르게 된다. ITX-새마을 등 일반열차는 10% 인상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