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닷새째 이어지는 가운데 산불을 끄던 헬기가 추락해 70대 조종사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북경찰청과 산림당국 등에 따르면 26일 낮 12시 51분 경북 의성군 안평면 교안리 인근에 “노란색 헬기가 추락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헬기를 몰던 조종사는 추락 현장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산림당국은 헬기가 공중에서 산불 진화 작업을 하던 중 추락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산림당국에 따르면 추락 헬기 기종은 미국 시콜스키사가 1995년 7월 생산한 S-76A다. 에어팰리스 항공 소속으로 담수량 1200L의 상업 헬기다. 강원도 산불방지센터가 민간 업체와 일괄계약한 임차 헬기로 평소에는 강원도 인제군에 머무르다 불이 나면 진화에 나선다. 

강원도에 따르면 해당 헬기는 지난 25일 오후 2시 인제군 부평리 계류장에서 출발해 의성 산불 진화에 투입됐으며 이날 낮 12시 44분 의성종합운동장에서 사고 전 마지막으로 이륙한 것으로 조사됐다.   

헬기 추락 사고가 발생하자, 산림당국은 안전을 위해 이날 오후 1시 50분을 기점으로 경남·경북 지역에 헬기를 이용한 산불 진화 작업을 잠시 중단했다. 이후 오후 3시 30분부터 다시 헬기를 순차적으로 투입했으나, 의성은 재정비 등으로 헬기 운영 재개에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산림청 등에 따르면 현재 경북 의성, 경남 산청, 울산시 울주 등 대형 산불 현장에 헬기 42대가 투입돼 진화 중이다. 산림청이 보유한 진화헬기는 모두 50대이지만, 이 중 8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부품 수급에 차질을 빚어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