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재판 출석을 위해 26일 오후 1시 50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 도착했다.
서울고법 형사6-2부(최은정·이예슬·정재오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2심 판결을 선고한다.
정장 안에 방탄복을 입은 채 검은색 승합차에서 내린 이 대표는 기다리고 있던 당 소속 의원 50여명 중 대여섯명과 웃으며 악수한 뒤 청사 출입문으로 향했다.
이 대표는 “선고 앞두고 한 말씀 부탁드린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끝나고 하시죠”라고만 짧게 답변했다. 이어진 “항소기각되시면 상고도 곧바로 검토하실 거냐” “대통령 탄핵 심판보다 먼저 선고되는데 어떤 입장이시냐”는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이 대표가 법원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기다리던 지지자들은 “이재명”을 연호했다. 이 대표는 지지자들에 손짓을 한 뒤 법정으로 들어섰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15일 이 대표에게 피선거권 제한형인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선거 범죄로 1심에서처럼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확정받으면 의원직을 잃고 향후 10년간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감형돼도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인 경우엔 5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벌금 100만원 미만을 선고받고 확정되면 의원직이나 대선 출마에는 제약이 없다.
1심 재판부는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몰랐다”는 발언 중 ‘국민의힘이 제가 골프 친 것처럼 사진을 공개했는데 조작됐다’고 한 부분을 허위사실 공표로 봤다. 또 ▶“백현동 부지의 용도 변경은 국토교통부의 협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 것”이라는 경기도 국정감사 발언 역시 유죄를 인정했다.
선고까지 2년 2개월이 걸린 1심과 달리 항소심 재판은 속도감 있게 흘러갔다. 재판부는 이 대표 측 신청 증인 3명만을 채택해 5회만에 변론을 마쳤다. 첫 공판기일에서 재판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2월 26일에 결심공판을 하겠다”고 밝혔고, 계획대로 지난달 26일 변론을 종결했다.
항소심에선 재판부가 “이 대표의 김 전 처장 관련 발언 중 허위인 부분을 명확하게 특정해 달라”고 요청한 데 따라 검찰은 이 부분 공소장을 변경했다. 4개 방송사에서의 발언들을 ▶시장 때 김문기를 하위 직원이라 몰랐다 ▶경기도지사가 된 뒤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되면서 김문기를 알게 됐다 ▶김문기와 골프를 치지 않았다 등 3개 유형으로 나눠 특정했다고 한다.
‘안다’‘모른다’의 개념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쟁점이 됐다. 이 대표 측은 “김문기 처장을 몰랐다”는 취지의 발언은 ‘인식’에 관한 것이어서 처벌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1심 유죄 부분도 “김 전 처장과의 골프를 안 쳤다고 발언한 사실이 없고 국민의힘이 공개한 사진이 전체 단체사진 중 일부를 떼 보여준 것이어서 조작이라고 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이 대표는 백현동 관련 발언에 대해선 “국회증언감정법에 따라 처벌이 불가능하다”고도 주장했다. 국회증언감정법 9조 3항은 “증언으로 인해 이 법에서 정한 처벌 외에 어떠한 불이익한 처분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 앞서 1심에서는 면책 범위를 제한한 대법원 판결 등을 근거로 이같은 이 대표 주장을 배척했다.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1심에서와 같은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최후진술에서 검찰 측은 “피고인은 대선 행보의 걸림돌인 사법 리스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서 반복적으로 거짓말을 했다”고 했다. 이 대표 측은 최후 변론에서 “적극적 거짓말이 아닌 즉흥적 발언 중의 불명확한 표현”이라고 반박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이 대표와 검찰 측이 이날 2심 결과에 불복하면 상고심이 열린다. 대법원이 ‘2심 선고로부터 3개월 내’인 선거법 상고심 기간을 준수할 경우 6월 말께 확정된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가 지연 전략을 펼 가능성도 있다. 이 대표는 현행 허위사실공표죄가 위헌이라며 재판부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날 본안을 선고하면서 함께 기각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