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불 예방 관련 대국민담화를 마친 뒤 나서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6일 긴급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경북 전역을 덮치고 있는 산불 진화를 위한 정부의 총력 대응을 당부했다.
한 대행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담화에서 “역대 최악의 산불에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인력과 장비로 맞서고 있으나 상황은 심상치 않다”며 “지난 21일 경남 산청, 경북 의성, 울산 울주 등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안동·청송·영양·영덕 등으로 번지며 역대 최악의 산불 기록을 갈아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행은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산불 피해가 우려되기에, 남은 기간은 산불 진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추가적인 산불이 생기면 산불 진화를 위한 자원 등이 부족할 수 있는 만큼, 산불 방지에도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전날 전국에 산불 심각 경보를 발령하고, 모든 소방 인력에 비상을 거는 국가 소방동원령을 발령했다.
한 대행은 담화 전 주재한 산불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5차 회의에서도 “기존의 예측 방법과 예상을 뛰어넘는 양상으로 산불이 전개되는 만큼, 전 기관에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대응해 줄 것을 거듭 당부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의성에서 산불을 진압하던 헬기 1대가 추락해 조종사 1명이 사망하며, 산불 진화 헬기 운항도 어려움을 겪는 상태다.

26일 오후 경북 의성군 신평면에서 산불을 진압중이던 강원 인제 임차 헬기인 S76 에어팰리스 1200L가 추락했다. 사진은 헬기 동체 일부분. 김종호 기자
한 대행은 담화에서 “산불의 주요 원인인 불법 소각 행위에 대한 단속을 한층 강화하고, 위반자에 대해서는 관련 법령에 따라 엄정히 조치할 것”이라고도 했다. 지난 22일 의성의 야산을 방문했던 성묘객의 실화가 이번 대형 산불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만큼 처벌 강화 계획을 밝힌 것이다.
한 대행은 이어 “산불이 진화되는 대로 그동안의 산불 대처와 예방에 어떤 점이 부족하였는지 점검하고 깊이 반성한 뒤 개선책을 내겠다”며 “피해자의 조속한 일상회복을 위하여 긴급구호를 비롯하여 행정과 재정 지원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 대행은 정부 청사에 머물며 산불 관련 보고를 실시간으로 받고 있는 상태다. 현장 방문 계획과 관련해 총리실 관계자는 “산불 진화에 총력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라 한 대행의 현장 방문이 이뤄지긴 어렵다”고 말했다. 한 대행은 직무 복귀 당일인 지난 24일 의성 산불 현장을 점검하고, 의성 실내체육관을 찾아 이재민을 위로했다.
한 대행은 산불의 심각성을 고려해 이날 오후 예정됐던 의대생 복귀 관련 의료개혁 현안점검 일정은 취소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 회의에서 한 총리에게 의대생 복귀 현황을 보고할 예정이었다.
대통령실도 26일 정진석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산불 대응을 논의했다. 또한 산불로 인한 국가 재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대통령실과 경호처 전 직원이 성금을 모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모금된 성금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전달할 예정”이라며 “대통령실을 시작으로 정부 각 부처로 성금 모금이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