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시적외선 이미지 센서(S-NPP위성) 열 탐지 분석 결과. [사진 산림청]](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3/28/ba21dc60-0ab8-4745-80f0-56ec2d21e093.jpg)
미국 가시적외선 이미지 센서(S-NPP위성) 열 탐지 분석 결과. [사진 산림청]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27일 오후 2시 경북 의성군 산불현장지휘소에서 브리핑을 열어 우주(드론·비행기·위성) 통합 기술로 지난 22일 의성에서 시작해 인근 4개 시·군(안동·영양·청송·영덕)으로 옮겨붙은 산불 화선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원명수 국립산림과학원 국가산림위성정보활용센터장은 “앞서 24일까지만 해도 산불이 의성·안동 일대에 머물고 있었지만 25일 오후부터 강풍으로 12시간 이내에 불씨가 영덕 해안가까지 51㎞를 이동했다”며 “불길이 가장 빠르게 확산했던 시각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시속 8.2㎞를 기록해 역대 최고 수준이다”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특히 영덕은 불씨가 바닷가를 향하면서 어선과 양식업도 큰 피해를 봤다는 게 산림당국 설명이다. 열탐지기는 오전과 오후 12시간 간격으로 하루 두 차례 촬영한 자료를 기반으로 산불의 확산 정도를 확인하는 기기다. 370도 이상의 열을 감지하는데 이는 눈으로 불길을 확인할 수 있는 수준으로 불길의 중심은 최대 12000도까지 오른다고 한다.

27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외곽의 자동차정비소에 있던 자동차가 불에 다 탔다. 연합뉴스
이 반나절 동안의 산불 확산세는 2019년 강원도 속초·고성 산불 당시 순간 초속 33m의 바람이 불었을 때 산불이 퍼져나간 평균 시속 5.2㎞보다도 빠르다. 속초·고성 때보다 바람이 덜 거셌는데 불길 확산은 훨씬 빨랐던 이유에 대해 산림당국은 “당시엔 도심을 중심으로 퍼졌지만, 지금은 마른 낙엽이 불쏘시개가 돼 산을 타고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산림당국은 산불이 영덕까지 덮치는 걸 예상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산림당국 관계자는 “당시 기상 예보를 뛰어넘는 강한 바람이 불어닥쳤다”며 “빠르게 확산할 거라고는 예상했지만, 순식간에 영덕 해안가까지 갈 거라고는 짐작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산림당국은 시속 8.2㎞의 산불 확산 속도를 ‘사람이 달리는 것보다도 빠르다’고 표현했다. 이에 인명 피해도 25일 밤에 집중됐다. 경북도에 따르면 27일 오후 1시 기준 경북 지역 사망자는 영덕이 9명으로 가장 많고 영양 6명, 안동 4명, 청송 3명 순으로 총 22명이다. 영덕에서는 하룻밤 사이 요양원 입소자 3명을 비롯해 영덕읍 매정1리에 살던 80대 부부, 영덕읍 석리에 살던 100세 여성, 작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진화대원 등이 불에 타거나 매몰돼 숨졌다.

경북 지역 산불의 최초 발화 지점인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한 묘소 인근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됐다. 폐허가 된 주변 산림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