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진 비구름대, 의성 하늘에 1㎜ 비 뿌렸다…밤사이 또 내릴 수도

27일 오후 6시 30분쯤 작은 비구름이 경북 의성 하늘을 지나고 있다. 사진 기상청 강수 레이더

27일 오후 6시 30분쯤 작은 비구름이 경북 의성 하늘을 지나고 있다. 사진 기상청 강수 레이더

초대형 산불과 씨름하던 경북 의성에 비가 내렸다. 남하하던 한랭전선이 약화하며 구름대가 흩어진 가운데, 한 조각의 비구름대가 의성 하늘을 지나가면서다.

기상청 방재기상시스템에 따르면, 27일 오후 6시 15분쯤 산불이 발생한 경북 의성과 경남 산청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다만  이 비는 10여 분간 내리다 그쳤다. 7시 15분 현재 의성은 1㎜, 산청은 2㎜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경북 안동과 청송, 영양 등 주변 산불 지역에는 아직 강수량 기록이 없는 상태다.

이날 오전 차고 건조한 북서풍이 한반도로 내려오면서 중부지방에 한랭전선이 형성됐다. 이 전선은 경기 북부에 약 2.5㎜의 비를 뿌린 뒤 남하하면서 태백산맥과 소백산맥 등을 지나 점차 약화했다. 얇은 띠 모양의 비구름대는 흩어진 채 오후 5시쯤 대구 지역에만 비를 뿌렸다. 이후 6시를 넘기면서 흩어진 비구름대 조각들이 경북 의성과 경남 산청 하늘에 도달했다. 

27일 경북 의성군 산림청 산불 현장 지휘 본부 일대에 비가 내리자 자원봉사자들이 환호성을 내지르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경북 의성군 산림청 산불 현장 지휘 본부 일대에 비가 내리자 자원봉사자들이 환호성을 내지르고 있다. 연합뉴스

비구름은 약화했지만, 기상청은 경북과 경남 서부 내륙의 예상 강수량(5㎜ 미만)을 조정하지 않고 있다. 이날 또다른 비구름대가 서해상에서 형성돼 충청·전라권으로 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비구름도 소백산맥을 넘으며 약화할 수 있지만, 기상청은 경상권에서 밤사이 소나기 정도의 비를 내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남해상에 세력을 유지하고 있는 또 다른 비구름대가 다소 북상하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서해상에서 유입된 비구름대는 강한 편은 아니지만, 남해상에 있는 비구름대의 영향으로 경상권에서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돼 밤사이 소나기 정도의 비가 한 차례 더 내릴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