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폭탄에 급한 삼성, 트럼프 비서실장 딸 로비업체와 계약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 회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과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가운데).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 회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과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가운데). 로이터=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최근 수지 와일스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의 딸이 일하고 있는 로비업체와 계약했다.

27일(현지시간) 미 상원의 로비공개법(LDA)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미국법인은 지난 17일 로비업체 ‘콘티넨털 스트래터지(Continental Strategy)’와 계약했다. 이 회사는 도널드 트럼프 집권 1기 때 미주기구(OAS, 미주 대륙 협력 촉진을 목표로 설립된 국제기구) 대사를 지낸 카를로스 트루히요가 설립한 곳으로 워싱턴 DC와 플로리다, 중남미 지역 관련 이슈의 컨설팅 업무에 특화된 곳이다.

특히 백악관 실세인 와일스 비서실장의 딸 케이티 와일스가 이 업체의 파트너로 근무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대선 이후 와일스 비서실장 지명 소식이 전해지자 이 회사는 케이티를 승진 발령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계약에서 케이티가 삼성전자 로비스트로 등록되진 않았다. 보고서에는 이 업체 설립자이자 회장으로 있는 트루히요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상원의원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알베르토 마르티네즈, 뎁 피셔 공화당 상원의원의 보좌관 출신 대니얼 고메즈, 알레한드로 가르시아 등 4명이 로비스트로 올랐다.

삼성전자가 트럼프 2기 행정부 고위급 인사와 긴밀한 인맥을 구축한 로비업체와 신규 계약한 것은 거센 통상 압력에 대응하고 미국 내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에 대한 일괄적 관세 부과 방침과 함께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제정된 반도체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 폐지를 공언해 왔다. 삼성전자는 이 법에 따라 미국에 370억 달러(약 54조 원)를 투자해 첨단 반도체 공장을 짓고 투자금의 12.8%인 47억4500만 달러(약 6조9600억 원)의 보조금을 받기로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반도체법 폐기론’으로 보조금 수령이 자칫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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