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즈덤, 류현진 상대로 3경기 연속 홈런…KIA 4연패 끊었다

프로야구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는 올 시즌 첫 7경기에서 2승 5패로 부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성적(5승 2패)과 정확히 반대다. 특히 지난 26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4경기를 내리 진 게 뼈아팠다. 28일과 29일에는 대전에 새로 문을 연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한화 이글스에 이틀 연속 역전패해 팀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30일 대전 한화전에서 한화 선발 류현진을 상대로 시즌 4호 동점 홈런을 터트린 KIA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 사진 KIA 타이거즈

30일 대전 한화전에서 한화 선발 류현진을 상대로 시즌 4호 동점 홈런을 터트린 KIA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 사진 KIA 타이거즈

이범호 KIA 감독은 30일 한화전을 앞두고 "아무래도 (주전 내야수) 김도영과 박찬호가 부상으로 빠진 뒤 빈자리를 메운 선수들이 상대 팀 좋은 투수들의 공을 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며 "불펜 투수들 역시 압박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그래도 이 감독은 개막 직후의 4연패를 '위기'로 여기지 않았다. "시즌 후반에 부진한 것보다는 차라리 초반에 꼬이는 게 낫다"며 "오히려 우리가 정신을 차리는 계기가 될 거다. 어떻게든 잘 버텨보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시즌 KIA의 최다 연패는 '4'였다. 5연패 이상은 한 번도 없었다. 이날도 그랬다. KIA는 한화 에이스 류현진(6이닝 2실점)을 상대로 초반 고전했지만, 결국 역전했다. 새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34)이 그 선봉에 섰다. 위즈덤은 팀이 1-2로 뒤진 6회 초 선두타자로 나서 천금 같은 동점 홈런을 터트렸다. 볼카운트 1볼에서 류현진의 2구째 낮은 컷패스트볼을 걷어올려 왼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위즈덤의 시즌 4호이자 3경기 연속 홈런이었다. 

30일 대전 한화전에서 4연패를 끊은 뒤 기뻐하는 KIA 선수들. 사진 KIA 타이거즈

30일 대전 한화전에서 4연패를 끊은 뒤 기뻐하는 KIA 선수들. 사진 KIA 타이거즈

위즈덤은 메이저리그에서 3시즌(2021~2023년) 연속 20홈런을 친 거포다. 신규 외국인 선수 영입 상한액인 100만 달러를 받고 올해 KIA에 왔다. 지난 25일 키움전에서 시즌 첫 아치를 그린 뒤 주말 3연전 전 경기에서 대포를 쏘아올려 문보경(LG 트윈스·4개)과 홈런 공동 선두로 나섰다. KIA는 류현진이 마운드를 내려간 7회 3점을 뽑아 승부를 뒤집었고, 위즈덤은 쐐기 좌전 적시타를 때려 승리를 완성했다. 

위즈덤은 경기 후 "3경기 연속 홈런을 친 것보다 팀의 연패 탈출에 도움이 된 것 같아 기쁘다. 모든 선수가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했고, 선수들의 컨디션이 돌아온 것 같아 다음 경기가 기대된다"며 "실력 있는 선수들과 함께 뛸 수 있어 기쁘다. 앞으로도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위즈덤이 공격을 이끌면서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선수들이 연패를 끊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 승리했다. 분위기를 반전해 다음주에는 더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30일 대전 한화전에서 한화 선발 류현진을 상대로 시즌 4호 동점 홈런을 터트린 KIA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 사진 KIA 타이거즈

30일 대전 한화전에서 한화 선발 류현진을 상대로 시즌 4호 동점 홈런을 터트린 KIA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 사진 KIA 타이거즈

한편 이날 창원 NC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NC 다이노스와 LG의 경기는 구장 시설물 안전 점검을 이유로 취소됐다. 전날(29일) 3루 쪽 매점 벽에 설치된 구조물이 떨어져 관중 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탓이다. 이 중 한 명은 머리를 맞아 긴급 수술을 받은 뒤 중환자실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NC 구단은 "부상자 분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하고,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수립하고 철저히 이행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KBO는 이날 다른 4개 구장에서도 각종 구조물 및 시설 안전 점검을 진행했고, 각 구단은 응원을 최소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