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울산·경북·경남 산불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지난달 13일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은 이사가 충실해야 하는 대상을 기존의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넓히고, 상장 회사의 전자 주주총회 도입을 의무화했다. 정부·여당은 비상장사를 포함한 모든 법인의 충실 의무 대상을 주주까지 확대하면 기업에 타격이 크다고 반대하고 있다. 이에 국내 증시에 상장된 2600여 개 법인에 한정해 소액 주주의 권익을 보호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대안으로 내놨다.
상법 개정안 거부권의 법정 시한은 다음 달 5일이다. 그런데 한 대행이 1일 간담회를 소집한 것을 두고 여권에선 야당의 거센 탄핵 압박과 무관치 않다고 본다. 민주당은 지난 30일 한 대행이 1일까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으면 중대 결심을 할 수 있다고 탄핵을 예고했다. 여권 관계자는 “한 대행이 다음 달 5일까지 직위를 유지할지도 불확실한 상태라 1일 상법 개정안을 매듭지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에게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한 총리가 4월 1일까지 헌법수호 책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중대 결심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한 대행이 1일 간담회에서 마 후보자 임명과 관련해 언급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안건은 아니지만 국무위원들이 마 후보자 문제를 거론하면서 자연스럽게 논의가 오갈 수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지난 4일 최상목 경제부총리(당시 권한대행)는 국무위원 간담회를 거쳐 전원 일치 의견으로 마 후보자 임명을 보류했었다. 이 때문에 한 대행이 국무위원 의견 수렴을 거쳐 마 후보자 임명 보류에 대한 명분을 쌓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