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일을 이틀 앞둔 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경찰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연합뉴스
진보 교육감들이 4일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을 학교 판단에 따라 학생들이 시청할 수 있게 하는 공문을 관할 학교에 보냈다. “민주시민교육과 연계한 계기교육 차원”이란 설명이다.
3일 각 시·도 교육청에 확인한 결과 광주·경남·부산·서울·세종·전남·전북·울산·인천·충남 등 10개 교육청은 이날 탄핵 선고 생중계를 학교 교육에 활용하는 방안을 권고하거나 시청 시 유의 사항을 담은 공문을 초중고에 발송했다. 이 같은 공문을 발송하는 시도는 모두 진보 교육감 지역이다. 반면 보수·중도 성향 교육감이 관할하는 강원ㆍ경기ㆍ경북 등은 시청 권고 계획이 없다.
전날(2일) 충남교육청은 ‘헌재 대통령 탄핵심판 TV시청 중계시청’이란 제목의 공문에서 “민주주의 절차와 헌법기관의 기능에 대해 학습할 수 있도록 민주시민교육에 활용하기 바란다”며 “시청 여부와 활용 방법은 교육공동체 협의를 통해 결정하고 교과·창의적 체험활동을 활용하라”고 밝혔다. 이어 “교사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준수, 사회적 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하라”고 덧붙였다.
인천교육청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탄핵 선고는 민주시민교육 일환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역사적 사건”이라며 “학교에서 무조건 시청을 해야 하는 건 아니고, 구성원 의견을 반영해 학교 사정에 맞춰 다양한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은 전날 내부 논의에선 일단 공문을 보내지 않기로 정했다가 이날 입장을 바꿨다. 전날 재선거 결과 진보 성향의 김석준 교육감이 당선된 부산교육청도 이날 오전 공문 발송을 전격 결정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 교육과정에 관한 사항은 각 시·도와 학교에 결정 권한이 있기 때문에 따로 지침을 내릴 사항은 아니다”라면서도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면서 선거법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했다.
학교 현장의 반응은 엇갈린다. 세종시의 한 초등 교사는 “교육과정에 없는 탄핵 생중계 내용을 수업에 활용하려면 구성원 합의가 필요한데, 교사 사이에도 논쟁이 분분한 사항”이라며 “교육청이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책임을 현장으로 떠민 느낌”이라고 말했다. TV시청 권고를 검토했던 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자칫하면 학부모, 시민단체 항의가 들어올 수 있어 신중히 판단해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