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관세전쟁이 격화되면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제가 동시에 침체할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나온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0.76% 하락해 2500선이 깨졌다. 일본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는 한때 4.5% 급락해 3만5000선이 깨졌다. 특히 46% 관세 폭탄을 맞은 베트남은 대표 주가지수인 VNI가 장중 6% 넘게 폭락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일본 등 아시아 증시를 아우르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아시아태평양지수는 한국시간으로 3일 오후 3시 30분 기준 전날보다 1.15% 하락한 181.38을 기록했다. 2월 4일(180.11) 이후 두 달 만에 가장 낮다.

김주원 기자
외환시장서도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됐다. 3일(현지시간) 경기에 민감한 통화(위험 통화)로 분류되는 호주 달러, 뉴질랜드 달러, 중국 위안 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위안화는 34% 관세 소식이 나오자마자 중국 역외시장(CNH)에서 달러당 7.3위안 선까지 추락했다. 장중 7.3위안 선을 뚫은 건 두 달 여만이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꼽는 엔화는 이날 자금이 몰려 달러당 146엔대로 뛰었다. 연초(156엔)대비 6% 이상 급등했다.
미국이 주도한 관세 전쟁 속에서 미국 달러가치가 오히려 추락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로ㆍ엔 등 주요 여섯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인덱스는 3일 오전 2시 40분(미국 동부시간) 102.56까지 하락했다. 연저점이다. 트럼프의 ‘해방의 날(상호관세)’이 수입 물가를 끌어올리는 등 경기 침체에 불을 지피는 자충수가 됐다는 시장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현재의 글로벌 무역 시스템을 주도적으로 구축한 미국이, 그 시스템 붕괴로 인해 가장 큰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도 미국 경기침체 우려를 근거로 미국 대표 주가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의 연말 목표가를 6200에서 5700으로 낮췄다.
세계 관세전쟁이 격화되면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제가 동시에 침체할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나온다. 국제신용평가업체 피치의 올루 소놀라 연구원은 “지난해 2.5%였던 미국의 수입품 관세율이 1910년 이후 가장 높은 22%로 치솟았다”며 “높은 관세에 미국뿐 아니라 많은 나라가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한국 외환시장 변동성도 커졌다. 3일 원화값은 전날(1466.6원)보다 0.4원 내린(환율은 상승) 1467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트럼프 관세 폭격에 1471원으로 출발해 개장 직후 1472.5원까지 급락했다가 ‘달러 약세와 엔 강세’에 하락 전환했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경제 특성상 글로벌 무역 전쟁에 따른 타격이 클 수 있다”며 “여기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진 금융시장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상목 부총리는 이날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에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가용한 모든 시장안정조치를 즉각 시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