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각 국가별 상호 관세 부과 계획을 밝히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발표한 상호관세에 나라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기본관세(10%)의 두배인 20%의 상호관세가 부과된 유럽연합(EU)은 즉각 강한 반감을 표시하고 보복을 천명했다. 반면 기본관세만 부과된 영국, 상호 관세 적용을 받지 않은 캐나다·멕시코 등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우즈베키스탄을 방문 중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3일 “이번 (상호관세) 조치가 초래할 막대한 결과를 직시해야 한다. 세계 경제는 엄청난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미 철강 관세에 대응하기 위한 첫 번째 보복 조치 패키지를 마무리하고 있으며 협상이 실패할 경우 우리 이익과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추가 조치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3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열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선종 20주년 기념 미사에 참석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AFP=연합뉴스

박경민 기자
반면 우려했던 것보다 낮은 관세율을 적용받은 나라들은 표정관리에 나섰다. 상호관세 발표 직후 조너선 레이놀즈 영국 상무장관은 “관세를 완화하기 위한 무역 협정을 체결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키어 스타머 총리는 재규어 랜드로버 등 영국 주요 기업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미국 결정에 따른 경제적 충격이 국내외에 분명히 있을 것”이라면서도 “우리 최대 강점인 냉정함을 유지할 것이다. 무역 전쟁에선 아무도 이기지 못하며 (미국과 협상 타결을 위해)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기본관세(10%)만 적용 받은 것에 안도하는 분위기도 있다. 영국 총리실 관계자들은 스카이뉴스에 “다른 곳보다 낮은 관세는 우리의 방식이 맞았음을 입증한다” “좋은 결과”라는 평가를 전했다.
추가 관세 폭탄을 피한 캐나다와 멕시코도 비슷한 상황이다. 트럼프는 이날 두 나라에 10%의 기본 관세율과 국가별 추가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했다. 불법 이민 및 펜타닐 유통에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이유로 이미 3월부터 두 나라에 25%의 관세를 별도로 부과한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자유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적용을 받는 물품은 무관세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2일(현지시간) 수도 오타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하지만 더그 포드 온타리오주(州) 총리는 블룸버그에 “캐나다나 멕시코가 그 명단에 없었던 걸 보며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며 카니 총리에 보복 조처를 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캐나다 일간 글로브앤드메일은 1일 캐나다 정부가 미국에서 수입하는 식료품 대부분과 기본적 생활필수품 등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발표 전 보복관세 등을 통한 즉각 대응을 자제하겠다고 밝힌 멕시코도 향후 추가 협상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