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밑 깔린 男도 125시간만에 구조…미얀마 '기적의 생환'

미얀마 중부를 덮친 규모 7.7의 강진 피해가 날로 늘어나는 가운데 극적 생환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반군에 폭격을 감행했던 미얀마 군사정부도 일시 휴전을 선언하며 복구와 재건 작업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3일 미얀마 국영방송 MRTV에 따르면 전날 수도 네피도의 한 호텔에서 각각 108시간, 121시간 만에 26세 남성 2명이 극적 구조됐다. 미얀마 소방당국과 군정은 이날 튀르키에 구조대원들과 붕괴한 호텔 아래층에 매몰된 남성 1명을 구조했다. 지역 소방당국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구조대원들은 내시경 카메라를 통해 생존 사실과 위치를 확인한 뒤 잭 허머 등으로 틈을 만들어 그를 구출했다. 생존자는 먼지를 뒤집어쓴 모습이었지만 의식은 있었다. 이후 같은 호텔에서 또다른 남성 1명도 연이어 구조됐다. 

이날 추가로 52세의 남성이 같은 호텔 잔해 속에서 중국 구조대원들의 도움을 받아 구조됐다.

2일(현지시간) 미얀마 만달레이의 한 호텔에서 현지와 터키 구조대원들이 강진 발생 108시간 만에 26세의 남성을 구조했다. 구조대원과 악수를 나누는 생존자. 신화=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미얀마 만달레이의 한 호텔에서 현지와 터키 구조대원들이 강진 발생 108시간 만에 26세의 남성을 구조했다. 구조대원과 악수를 나누는 생존자. 신화=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같은 호텔에서 현지와 중국 구조대원들의 구호활동 아래 또다른 26세의 남성이 구조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같은 호텔에서 현지와 중국 구조대원들의 구호활동 아래 또다른 26세의 남성이 구조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같은 날 진앙인 사가잉에서도 생환 소식이 나왔다. MRTV는 소방당국의 발표를 인용해 “사가잉의 한 게스트하우스 잔해에 매몰됐던 47세의 남성을 122시간 만에 구조했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 국제구조대가 힘을 보탰다.  

하지만 골든타임인 72시간이 훌쩍 지난 지금 이런 기적적인 생환은 극히 드물다. AFP 통신에 따르면, 조 민 툰 미얀마 군정 대변인은 3일 성명을 통해 “3085명의 사망자가 확인됐고 341명이 실종됐으며 4715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피해 인접국 태국에서도 최소 22명이 사망, 35명이 다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기 통신 등이 원활하지 않아 정확한 피해 집계가 어려워 실제 사상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2일(현지시간) 미얀마 만달레이의 병원 모습. 병원 벽에 금이 갈 정도로 피해가 심각하다. 병상이 모자라 야외에도 병상을 둬야 하는 상황이다. 이도성 특파원

2일(현지시간) 미얀마 만달레이의 병원 모습. 병원 벽에 금이 갈 정도로 피해가 심각하다. 병상이 모자라 야외에도 병상을 둬야 하는 상황이다. 이도성 특파원

피해가 가장 큰 만달레이와 네피도에선 수도와 전기, 통신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다. 물이 부족한 탓에 주민들은 물웅덩이에서 식수를 해결해 급성 설사와 발열 등을 호소하는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유엔이 밝혔다. 잇단 여진과 자원 부족 등으로 악재가 겹쳤다. 진앙지인 사가잉에선 미처 처리하지 못한 시신의 악취가 퍼지고 있다고 연방단위 흘루타우가 전했다. 

인도주의적 위기가 고조되자, 미얀마 군정과 반군 간 포성도 결국 멈췄다. MRTV는 이날 “미얀마 군정이 3주간 반군을 상대로 임시 휴전을 선포했다”며 “지진 피해 복구와 재건을 위해 실시하는 것”이라고 했다. 휴전은 즉시 발효돼 오는 22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발표는 핵심 반군 세력인 소수민족 무장단체 연합 ‘형제동맹’이 일시 휴전을 선언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지난달 30일엔 또 다른 반군인 민족통합정부(NUG)가 휴전을 선언한 바 있다. 앞서 군정은 지난 28일 강진 발생 3시간채 지나지 않아 만달레이에서 북동쪽으로 약 100㎞ 떨어진 반군 기지 북부 샨주나웅초에 폭격을 감행했다. 공습은 진앙지인 사가잉부터 태국 국경 인근 지역까지 확대됐다.

국제사회의 구호손길도 이어졌다. 미얀마 군정에 따르면, 17개국에서 구조 및 구호 인력들이 파견됐고 약 1000톤의 물품과 구호물자가 도착했다.  

현지 여행업계에 따르면 오는 4일부터 양곤-만달레이 구간 국내선 운행이 재개될 예정이다. 지진 직후 만달레이 공항이 폐쇄돼 그동안은 양곤에서 만달레이까지 이동하려면 육로로 10여시간 이상이 소요됐다. 다만 만달레이 공항의 국제선 운행 정상화 여부는 아직까지 미정이다. 

한편 군정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4일 열리는 벵골만기술경제협력체(BIMSTEC) 정상회의 참석차 이날 태국 방콕에 도착했다. 태국 외교부에 따르면 흘라잉 최고사령관과 패통탄 친나왓 총리 간 양자 회담이 진행될 예정이다. 군정을 지지하는 러시아와 중국 방문을 제외하면 흘라잉 최고사령관의 외국 방문은 매우 이례적이다. 태국 방문도 2021년 쿠데타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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