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근무하던 고흥수협 금고에서 회삿돈 10억 원이 넘는 현금을 빼돌린 여직원과 공범이 나란히 검찰에 넘겨졌다. 진술이 엇갈려 이들이 빼돌린 현금의 행방은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 

3일 전남 고흥경찰서는 상습절도 및 장물취득·범인은닉 혐의로 고흥수협 직원 A씨(36)와 공범 B씨(36)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초부터 25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수협 금고에서 총 10억3000만원 상당의 현금을 훔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은행 업무용 열쇠를 이용해 금고 안에 보관 중이던 5만원권 지폐 2만600장을 절취했다.

A씨는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 미리 준비한 수협 종이봉투에 현금을 담아 빼돌렸으며, 봉투 한 장에 최대 3억~4억원이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5일 마지막 범행을 저지른 A씨는 출근 후 갑자기 자취를 감췄고, 수상함을 느낀 동료들의 신고로 범행이 드러났다. 경찰은 같은 날 A씨 자택에서 현금 1100만원을 회수했다. 또 조사 중 확보한 A씨와 B씨 간 메시지를 토대로 공범 B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두 사람을 상대로 차량·자택·통장 내역·폐쇄회로(CC)TV 등 동선을 추적했으나 정확한 자금 사용처는 확인하지 못했다. 조사 과정에서도 두 사람은 진술을 회피하거나 서로 엇갈린 주장을 반복해 수사에 혼선을 줬다.

경찰은 결국 이들을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두 사람이 공모해 돈을 모두 사용했는지, 은닉했는지, 또는 제3의 공범이 있는지를 집중 수사할 예정이다. 대규모 도박이나 고위험 투자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