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현지시간 2일)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별 상호관세율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현지시각 2일) 미국 정부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한국산 제품에는 26%의 상호관세가 부과된다. 철강 및 알루미늄, 자동차 등 이미 25% 관세가 발효된 품목은 상호관세 대상에서 제외됐다. 트럼프발 관세 여파로 수출 충격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대체 시장을 확보하거나 공급망을 재조정하는 등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대응 수단 마련이 시급해진 것이다.

2일 미국 로스엔젤레스 항구에 정박된 화물선. 연합뉴스
그러나 중소·중견 수출기업 입장에선 자금 부족 등 이유로 현실적 선택지가 제한되는 상황이다. 한아름 무역협회 통상연구원은 “관세는 원칙적으로 수입자가 내지만, 부담이 커지면 수출업체에 떠넘기려는 움직임이 생길 수 있다”며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수입규제 대응 경험이 적고 회계법인 대리 등 비용부담 측면도 크기 때문에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빌에서 열린 현대차 전용 전기차 공장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개소식에서 정의선 현대차 회장(왼쪽)이 브라이언 켐프 미국 조지아 주지사(가운데)가 차량에 서명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대기업들은 미국 관세 대응 방안으로 현지 투자를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앞서 지난 24일(현지시각)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미국 백악관을 찾아 2028년까지 총액 210억 달러(약 31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미국에 370억 달러(약 53조원), 38억7000만 달러(약 5조6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소·중견기업이 대기업과는 다른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기업의 협력업체로 미국에 진출할 수는 있지만, 독자적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미국 현지에 투자 의사를 결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트럼프 발 관세 정책이 언제까지 지속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중소·중견기업이 현지에 신규 투자를 계획하는 건 굉장히 부담스러운 일”이라며 “특히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에 있는 협력업체들은 (현지 투자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코트라가 개최한 ‘통상환경 전환기, 수출기업 지원 종합설명회’에 참여한 한 기업 관계자가 부스 안내자료를 살피고 있다. 사진 노유림 기자
신기준 코트라 강소중견기업팀 수출전문위원은 “노동집약적 품목을 수출하는 중소·중견기업들은 중국, 베트남 등 인건비가 낮은 국가에 생산라인을 두고 있는데, 이들 국가에 고율 관세가 적용된 만큼 리쇼어링 등 대안을 심각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 외 대체시장을 발굴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날 중국 34%, 베트남 46%의 상호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