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4일 헌법재판소에 의해 파면됐다. 헌재는 헌법재판관 8명 만장일치로 윤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 청구를 인용했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이 2024년 8월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 브리핑룸에서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을 마치고 퇴장하는 모습. 뉴스1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수석 부차관보를 지낸 에번스 리비어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3일(현지시간) 본지에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에 대한 회의론을 분명히 하고 있고, 한국에는 반미·친중에 가까운 지도자가 당선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워싱턴과 서울의 이같은 조합은 한·미 관계의 기반을 흔들 ‘완벽한 폭풍(perfect storm)’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적보다 친구가 더 나쁘다”며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에 고율의 관세를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이런 상황에서 동맹을 경시하는 미 정부와 반미 성향을 가진 한국 정부가 관계 설정을 할 경우 양국 동맹 관계의 기반까지 흔들리게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인 셈이다.
워싱턴포스트(WP) 역시 “미·중 사이의 균형 외교를 선호하는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한국의 외교 정책 방향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민주당의 외교 접근 방식이 더 추진력을 얻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 역시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정치적 혼란의 첫 장을 닫는 의미인 동시에 극심한 분열과 정치적 내분의 새로운 장을 여는 시작을 의미한다”며 현 시점을 한·미 동맹의 ‘조용한 위기(quiet crisis)’라고 규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각국별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은 25%의 관세가 부과된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병력을 재편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도 걱정되는 대목이다. 주한미군 역시 재편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이를 논의해야 할 한국의 리더십은 앞으로도 두 달 가량 공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차 석좌는 “한국의 새 지도자가 자리 잡을 즈음에는 이미 한·미 동맹이 입은 손상이 되돌릴 수 없는 수준이 돼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