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3차 한일중 경제통상장관회의가 3월 30일 오전 서울 상공회의소에서 열렸다. 이날 참석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가운데)과 우토 요지 일본 경제산업성 대신(왼쪽),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이 악수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미국의 한 연방 상원의원이 이번 주 자신에게 가장 충격을 준 사진 중 하나를 한·중·일 경제통상장관회의 장면으로 꼽았다.
브라이언 샤츠(하와이) 민주당 상원의원은 지난 4일(현지시간) 상원 본회의장에서 열린 공화당의 예산안 결의안 수정안 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등 고강도 관세 드라이브가 미국 경제와 대외관계에 미치는 악영향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의 관세 발표 이후 5년 만에 최대치로 폭락한 미 주식 시장 그래프를 들고나와 “(주가의) 빨간 선이 급격하게 계속 하락하는 모습도 충격적이지만, 그 외에도 매우 충격적인 이미지 중 하나는 한국의 고위급 인사가 찍힌 사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주초 수년 만에 한국,중국, 일본이 트럼프에 대한 대응으로 3국 자유무역에 대한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며 “3국 통상장관의 악수는 나에게 ‘가장 충격적인 이미지’ 중 하나"라고 했다.
샤츠 의원이 충격받았다고 밝힌 사진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 무토 요지 일본 경제산업성 대신이 지난달 30일 서울에서 약 5년 만에 열린 ‘제13차 한·중·일 경제통상장관회의’에서 나란히 선 채 3자 간 악수하는 장면이다.
샤츠 의원은 3국 장관 악수 때 중간 자리에 선 안 장관이 자기 손을 교차시킨 채 중일 장관과 동시에 악수하는 모습을 재연하기도 했다.

민주당 브라이언 샤츠 상원의원이 지난 4일(현지시간) 미 의회 상원 본회의장에서 지난달 30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일본ㆍ중국 장관과 손잡은 모습을 재현해보이고 있다. 사진 유튜브 캡처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4월 2일)를 앞두고 회동한 세 장관은 이날 서로 협력을 강화하고, 잠자고 있던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논의도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세우고 있는 보호무역 ‘장벽’을 두고 3국 장관은 이날 직접 반박하는 목소리를 냈다. 회의 후 발표한 현장 공동선언문에서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한 규범 기반의 개방적이고, 포용적이며, 투명하고, 비차별적인 다자무역 체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한·중·일 모두 미국으로부터 많은 무역흑자를 내고 있는 국가다. 미 상호관세 등 보호무역 조치의 주요 대상국으로 나란히 꼽힌다.

제13차 한일중 경제통상장관회의가 30일 오전 서울 상공회의소에서 열렸다. 이날 참석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가운데)과 우토 요지 일본 경제산업상(왼쪽),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 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전민규 기자 / 20250330
샤츠 의원은 한중일 장관들의 이 장면을 두고 “그들(한중일)이 우리에 대항해 뭉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먼저 한국과 일본은 수 세기에 걸쳐 외교적 문제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비교적 괜찮은 관계에 있으니 그들이 악수하는 장면은 큰일은 아니다”면서 “그런데 그들이 중국의 고위 관리와 함께 실제로 손을 맞잡고 서 있는 모습을 본다는 것, 그것도 우리(미국)를 상대로 함께 서 있는 장면은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세계를 뭉치게 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문제는 우리(미국)에 맞서 뭉치도록 만들고 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