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재명 싱크탱크 '성장과 통합' 16일 출범…유종일 등 500여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대통령 선거일이 사실상 6월 3일로 확정되면서 유력 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이 대표가 9일 대표직에서 물러나면 이 대표를 도울 경선 캠프도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캠프 조직은 계파색이 옅은 인사가 주축이 돼 이끈다. 당내에선 윤호중(5선·선거대책위원장), 윤후덕(4선·정책본부장), 강훈식(3선·총괄본부장), 김영진(3선·정무총괄)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정책 조직도 수면 위로 올라온다. 7일 민주당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 대표의 조기 대선용 싱크탱크 ‘성장과 통합’은 16일 국회도서관에서 출범식을 열고 공식 출범한다. 성장과 통합은 당내 인사 중심으로 구성된 기존 정책 조직과 달리 학자와 전직 관료 중심으로 꾸려진다. 당 외곽에서 이 대표를 위한 공약을 개발하는 등 정책 조언을 하는 역할을 한다.

 

관련기사

성장과 통합은 ‘이재명의 정책 조언자’로 알려진 유종일 한국개발원(KDI) 국제정책대학원 명예교수와 허민 전남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가 상임 공동대표를 맡는다. 유 교수는 2014년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후보의 정책자문단에 참여하며 이 대표와 인연을 시작했다. 이듬해엔 서민 부채 탕감을 목적으로 설립된 주빌리은행의 은행장을 이재명 시장과 공동으로 맡았다. 허 교수는 전남대 부총장을 역임한 고생물 전문가로, 지난해 11월 전남대의 윤석열 정부 규탄 시국선언을 주도했다.


유종일 한국개발원(KDI) 국제정책대학원 명예교수. 사진은 유 교수가 2020년 11월 중앙일보와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가 공동주최하는 2020 포스트코로나 뉴노멀 컨퍼런스에서 발표하는 모습. 장진영 기자

유종일 한국개발원(KDI) 국제정책대학원 명예교수. 사진은 유 교수가 2020년 11월 중앙일보와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가 공동주최하는 2020 포스트코로나 뉴노멀 컨퍼런스에서 발표하는 모습. 장진영 기자

 
장병탁 서울대 인공지능(AI)연구원장과 김진아 한국외대 LD학부 교수는 비상임 공동대표로 참여한다. 장 원장은 지난 2월 한국을 방문한 마크 첸 오픈 AI 최고연구책임자(CRO)와 만나는 등 국내 AI  연구 권위자로 꼽힌다. 지난해 유엔(UN) 군축자문위원회 자문위원으로 임명된 김 교수는 국방 전문가다. 성장과 통합엔 총 500여명의 학자와 전직 관료가 참여한다. 경북 성주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장관급)을 지낸 구윤철 서울대 특임교수도 이름을 올렸다.

 
성장과 통합은 경제 성장에 방점을 찍은 공약을 발굴해 이 대표에게 제안할 계획이다. 유 교수는 지난 2월 칼럼에서 이 대표의 성장 중심 ‘우클릭’ 정책을 지지하며 “꺼져가는 성장의 불씨를 되살리고 좋은 성장을 이룰 수 있을지 논쟁하면서 사회적 합의의 최대 공약수를 찾아내는 일이 시급하다”고 썼다. 그러면서 “AI의 전면적인 활용”을 그 해법으로 제시했다. 장병탁 원장이 공동대표에 참여한 배경이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현재 민주당엔 대선 공약 작업을 하는 다양한 정책 조직이 경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당 공식 조직인 정책위원회에선 공약 밑그림을 그리고 있고,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산하 정책 소통 플랫폼 ‘모두의질문Q’는 공약 밑그림을 담은 ‘녹서’(그린 페이퍼, 정책 결정 전 다양한 질문과 의견을 담은 보고서)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당 최고위 산하 ‘집권플랜본부’(본부장 김민석 최고위원)와 이 대표가 공동의장을 맡은 민생경제연석회의, 그리고 이언주 최고위원이 위원장인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회도 공약 제시를 위한 정책 작업을 진행 중이다. 친명계 의원은 “이 대표는 한 조직에 정책 전권을 맡기지 않는다. 여러 보고를 받고 그 중 선택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