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수영구 남천동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삼익비치 아파트’의 조감도. 부산 광안대교 바로 앞에 지어질 예정이었던 이 아파트는 특별건축구역에 포함되면서 최고 99층 높이로 재탄생할 예정이었다. 사진 부산시
8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남천2구역 재건축 조합(이하 조합)은 최근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이날 상정된 ‘특별건축구역 진행의 건’을 부결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삼익비치는 지난해 10월 특별건축구역에 선정되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다. 부산시는 당시 특별건축구역 활성화 시범사업으로 남천2구역, 남포동 하버타운(아파트), 영도 콜렉티스힐스(숙박시설) 등 3곳을 선정했다. 특별건축구역 제도는 디자인이 혁신적인 건물을 지으면 용적률을 높여주는 등 다양한 혜택을 주는 제도다.
1979년 지어진 삼익비치타운은 부산의 광안대교 바로 앞에 있는 33개동 3060세대의 대단지 아파트다. 이곳은 그동안 지하 3층~최고 60층의 12개 동 아파트로 재건축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부산시가 추진하는 특별건축구역 시범사업에 뛰어들었고, 여기에 선정되면서 부산 최대 재건축 단지로 급부상했다. 특별구역 설계에 세계적인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가 참여했고, 99층 아파트가 완공되면 국내 최고층 아파트인 해운대구 엘시티(101층)와 버금가는 규모가 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큰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특별건축구역으로 사업을 추진할 경우 조합원 분담금이 크게 오르고 사업 기간도 늘어날 것을 우려한 조합원들의 반대로 사실상 기존 안으로 회귀하게 됐다.
삼익비치의 기존 재건축 안은 전용 84㎡일 경우 분담금이 7억9500여만원 수준이었는데 특별건축구역 안의 추정 분담금은 9억900여만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안과 비교하면 특별건축구역 혜택으로 600여 세대를 추가로 일반분양할 수 있게 됐지만, 조합원 부담을 기대만큼 줄여주지 못한 것이다. 또 부산시가 제안한 용적률 완화 수치와 조합 측이 원했던 수준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았던 것도 특별건축구역 무산에 한몫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의 한 재건축 업계 관계자는 “부산시가 특별건축구역을 추진하고 있지만, 시가 원하는 디자인을 충족하면서 조합원들의 이익을 최대화하는 공통분모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공사비 상승 등 여러 변수가 많은 만큼 다른 특별건축구역도 완공까지는 넘어야 할 난관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구 일대 아파트와 고층빌딩 모습. 연합뉴스
한편 삼익비치와 함께 부산시의 특별건축구역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던 두 곳은 지난달 특별건축구역 지정 신청을 거쳐 선정 절차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