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 청주시의 식품의약품안전처 건물 외경. 뉴스1
질병관리청·식약처는 녹십자와 질병청이 국내 기술로 공동 개발한 탄저백신(베리트락스주)이 식약처의 의약품 품목 허가를 취득했다고 8일 밝혔다. 이 백신은 탄저균의 방어항원(탄저병 예방을 위한 주요 면역원) 단백질을 주성분으로 하며, 기존 백신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개선했다. 성인이 치명적인 탄저균으로 인한 감염증에 노출되기 전 항체 생성을 유도해 예방하는 목적이다.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한 탄저백신을 의약품으로 상용화한 세계 첫 사례다.
이 백신은 개발에 시동을 건지 28년 만에 이룬 성과다. 1997년 탄저백신 후보물질 발굴을 시작으로 연구가 이뤄졌고, 지난해 의약품 품목허가 신청을 거쳐 최종 허가를 얻게 됐다.
이번 허가는 전량 수입하던 탄저백신을 국내 자급 백신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의미를 갖는다. 백신 수입 비용을 대폭 줄이는 한편, 생물테러 등 유사시 충분한 물량을 빠르게 생산·확보하게 됐다.
앞서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 백신 접종 그룹에서 탄저균 독소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항체가 유의미하게 생성된 걸 확인했다. 급성·중증 이상 사례가 나오지 않는 등 백신 유효성과 안전성도 검증됐다는 게 질병청의 설명이다.
탄저균은 사람에게 감염될 경우 치명률이 높기 때문에 여러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 시험이 불가능하다. 이를 대체할 동물실험에선 독소를 중화해주는 항체가 유지되고, 탄저균 포자 공격에 대한 생존율도 높게 확인됐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생물테러 감염병 대응을 위해 국내 자체 개발 백신 보유는 매우 중요하다. 탄저백신 국산화로 국가 공중보건 위기 상황 발생 시 신속하고 능동적인 대응이 가능하고, 글로벌 보건 안보 강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