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중동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왼쪽)와 이란의 압바스 아락치 외무장관. AFP=연합뉴스
미국은 12일(현지시간) 오만에서 진행된 이란과의 고위급 핵 협상에 대해 “논의는 매우 긍정적이었으며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란도 첫 만남을 긍정적으로 평했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란 핵 문제는 매우 복잡하며 오늘 위트코프 중동 특사의 직접 소통은 상호 이익이 되는 결과를 도출하는 데 있어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양측은 내주 토요일(19일) 오만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다”고 공개했다.
이날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서 열린 회담에는 미국 측 대표로 스티븐 위트코프 중동 특사가, 이란에선 압바스 아락치 외무장관이 참석했다.
위트코프 특사는 협상에서 가능하면 대화와 외교로 양국의 이견을 해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이란 측에 강조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락치 장관도 협상 종료 후 이란 국영 IRIB 방송과 인터뷰에서 “협상 틀을 마련하는 데 매우 근접했다”며 “오늘 회담의 분위기는 회담의 지속성과 진전을 보장할 만큼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음 회의에서 협상의 기초를 확정할 수 있다면, 우리는 상당한 진전을 이룬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양측 모두 가능한 한 이른 시일 안에 합의에 도달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협상을 중재하고 있는 오만 외무장관 바드르 빈 하마드 알부사이디는 X를 통해 “서로의 견해를 좁히고 지역과 세계의 평화, 안전, 안정을 이루는 데 기여할 만한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회담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백악관은 “미국은 이니셔티브(initiative)를 지지해 준 오만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라고 밝혔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왼쪽)과 12일(현지시간)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서 사이드 바드르 오만 외무장관과 회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핵 협상을 촉구한 바 있다.
또 지난 7일에는 이란과의 핵 협상이 개시된다고 발표하면서 협상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이란이 ‘큰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9일에도 이란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중지에 합의하지 않는다면 군사력을 동원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그는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고 미국과 합의하지 않으면 이란에 폭격과 함께 2차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압박을 위해 군사력을 중동 지역에 집중시키고 있다. 해리 트루먼 항모를 중동에 계속 머물도록 하고, 칼 빈슨 항모도 인도·태평양 훈련이 끝나면 중동으로 이동하도록 조치했다. 또 이란을 공습할 수 있는 전략자산인 B-2 스피릿 스텔스 전략폭격기도 인도양 디에고 가르시아섬에 위치한 공군기지로 이동시켰다. .
미국과 이란 간 직접 협상은 지난 2015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핵 합의를 도출했던 때가 마지막이었다. 조 바이든 행정부 때 간접 협상을 시도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한편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마이애미로 이동하는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것(미국과 이란간 고위급 핵 협상)은 잘될 것 같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실제 될 때까지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 그래서 나는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