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붕괴사고가 발생한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현장에서 안정화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고는 지난 11일 광명시 양지사거리 인근 신안산선 복선전철 제5-2공구에서 발생했다. 장진영 기자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 현장 붕괴 사고로 사흘째 실종된 50대 근로자를 찾기 위한 수색이 13일 재개됐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구조대는 이날 오후 2시10분 실종된 포스코이앤씨 소속 50대 근로자 A씨 수색 작업을 재개했다. 구조를 위해 특수대응단과 광명·군포·안산·안양소방서 등 5개 구조대와 350t급·500t급 크레인 2대와 소방드론 등을 투입했다.
궂은 날씨에 추가 붕괴위험…오후부터 수색 재개
이어 13일 오전 10시부터 유관기관들과 A씨 수색 재개를 위한 대책회의를 열었다. 광명에 전날만 23.5㎜(철산동 기준)의 비가 내리면서 지반이 심하게 약해져 추가 붕괴 위험에 오히려 “통제 구역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소방은 붕괴·매몰 사고 현장의 구조 골든타임은 72시간이기 때문에 구조 재개를 결정했다고 한다. 붕괴 현장 하부로 진입하기 위해 위험물 제거 작업부터 시작했다. 임광식 광명소방서 소방행정과장은 “12일 강우로 사고 현장의 토사 붕괴 위험이 있어 구조작업이 지연됐다”면서 “최대한 빨리 A씨를 구조할 수 있도록 모든 유관기관과 공조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찰도 경력 100명을 동원해 사고 현장 부근인 광명 양지사거리부터 안양 호현삼거리까지 오리로 1㎞ 구간에 대한 통제를 이어가고 있다. 또 사고 당시 지하터널의 보강공사 및 안전진단에 투입됐던 근로자 19명(1명 실종·1명 부상) 중 11명을 불러 참고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

13일 붕괴사고가 발생한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현장에서 안정화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고는 지난 11일 광명시 양지사거리 인근 신안산선 복선전철 제5-2공구에서 발생했다. 장진영 기자
사고 전날 사진 속 파손된 기둥…전문가 “여러 요인으로 붕괴”
붕괴 전 터널을 떠받치고 있는 중앙 기둥 일부가 아예 파손된 정황도 드러났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를 통해 확보한 공사 시행사 포스코이앤씨 컨소시엄 넥스트레인의 최초 상황보고서에는 ‘4월 10일 오후 9시50분2아치(2arch) 터널 중앙 기둥 파손’이라는 내용이 기재됐다. 발생 원인은 “터널 좌측 측압에 의한 변위 발생 추정”이라고 적었다. 첨부된 현장 사진에도 터널을 지탱한 콘크리트 중 일부가 파손돼 있었다.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 시행사인 넥스트레인이 작성한 상황보고서. 터널 중앙부를 떠받치는 기둥이 손상돼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실
공사기한을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신안산선은 2019년 9월 착공해 올해 4월 개통이 목표였으나 공사가 지연되면서 내년 12월 이후 개통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공정률은 55% 정도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한가지 요인 때문이 아니라 설계·시공 등 전반적으로 여러 요인이 작용해 붕괴 사고가 났을 것”이라며 “터널을 지지하는 기둥에 철근은 정확한 양이 들어갔는지, 시공 관리 부실 가능성은 없는지, 공사 기간이 지연돼 무리하게 단축하려다 부실시공이 이뤄졌을 가능성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현재로써는 상세한 상황에 대해 답변드리기 어렵다”며 “A씨 구조가 최우선이기 때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사고 원인 규명과 철저한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