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국민의힘 반성 거부” 불출마…김문수·나경원 연대하나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승민 전 의원이 주말 동안 잇따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경선 후보의 윤곽이 잡히고 있다. 이미 출마를 굳힌 경선 후보들은 바뀐 판에 대응해 전략적 행보에 나섰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11일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11일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 전 의원은 13일 페이스북에 “보수 대통령이 연속 탄핵당했음에도 당은 반성과 변화의 길을 거부하고 있다”며 이번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100% 여론조사로 후보를 결정하는 완전국민경선 도입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역선택 방지 조항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참여를 막는 여론조사를 진행해 4명의 후보를 추릴 예정이다. 그런 뒤 당원 투표와 여론조사를 절반씩 반영하는 4자 경선과 양자 경선을 통해 최종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유 전 의원 측 관계자는 “이런 경선에 들어가는 것은 미친 짓”이라면서도 대선 불출마 또는 무소속 출마 등 구체적인 향후 행보에 대해선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로써 국민의힘 경선 후보는 10명 안팎이 될 전망이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나경원 의원, 안철수 의원, 양향자 전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 이철우 경북지사,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 지금까지 국민의힘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주자는 7명이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14일 여의도 선거 사무실에서, 윤상현 의원은 15일 국회에서 각각 출마 선언할 예정이다. 이미 출마 선언을 했던 이정현 전 의원은 12일 출마를 철회했다.

국민의힘 후보 등록 마감(15일)을 이틀 앞둔 13일 경선 주자들의 움직임은 분주했다. 김문수 전 장관은 서울 서초구 온누리교회에서 예배를 했고, 나경원 의원은 이승만 전 대통령의 사저였던 이화장을 찾았다. 안철수 의원은 국회에서 10대 공약을 발표하며 “제2의 과학입국(科學立國)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철우 지사는 대구 서문시장에서 상인들과 만났고, 유정복 시장은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전직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서 시민들과 만날 예정이었으나 우천으로 취소돼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했다.

제21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12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대학생들과 간담회에 앞서 음식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제21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12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대학생들과 간담회에 앞서 음식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뉴스1

 
경선 후보가 난립하면서 각 후보들의 경선 전략도 드러나고 있다. 대표적인 ‘반탄파’(탄핵 반대파)인 김 전 장관과 나 의원은 전날 서울 흑석동 중앙대 인근 패스트푸드점에서 청년들과 간담회를 열고 이른바 ‘햄버거 회동’을 가졌다. 나 의원 측 관계자는 “노동 정책이나 청년 정책 등 원래 두 사람이 뜻을 같이 해왔던 정책의 공조 차원에서 몇 가지 일정을 함께 하려고 맞춰보고 있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김 전 장관과의 후보 단일화 계획을 묻는 질문에 “어느 후보와도 행보를 같이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탄핵 반대 여론이 강한 국민의힘 지지층을 의식해 김 전 장관과 나 의원이 4자 경선에 함께 올라가기 위한 전략을 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찬탄파’(탄핵 찬성파) 주자들은 국민의힘 당원이 집중된 영남을 찾아 당원 표심을 공략했다. 부산 출신으로 14일 부산을 찾아 부산 공약을 발표할 예정인 안 의원은 지난 11일엔 대구시의회에서 대구·경북 10대 공약을 발표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11~12일 부산·울산 일대를 방문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12일 가덕신도시공항 부지를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12일 가덕신도시공항 부지를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한덕수 차출론’에 대한 견제도 잇따랐다. 한 전 대표는 “본인이 가만히 있는데 정치권이 부산스럽다”고 했고, 안 의원은 “이번 대선에서 (대통령이) 공정하게 선출되도록 열심히 관리하는 게 한 대행에게 주어진 소명”이라고 했다. 나 의원도 “(미국과의) 관세 전쟁 등 한 대행이 지금 하는 일은 중차대한 일”이라며 “대행으로서의 역할에 집중해주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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