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수출 밀어내기로 1분기 5.4% 성장…"문제는 디커플링 심화"

지난 2일 중국의 컨테이너선이 산둥성 칭다오항에 입항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 무역전쟁 속에서 1분기 예상치를 상회하는 5.4% 성장률을 기록했다. AFP=연합뉴스

지난 2일 중국의 컨테이너선이 산둥성 칭다오항에 입항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 무역전쟁 속에서 1분기 예상치를 상회하는 5.4% 성장률을 기록했다. AFP=연합뉴스

중국 경제가 올해 1분기 ‘수출 앞당기기’에 힘입어 5.4% 성장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내수와 수출 다변화가 효과를 거뒀다”면서도 “외부 환경이 점점 더 복잡하고 심각해지고 있다”며 올해 남은 기간 경제 운용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16일 성라이윈(盛來運) 중국 국가통계국 부국장은 기자회견에서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전쟁을 시작한 뒤 중국이 내놓은 첫 번째 경제 성적표로 지난해 4분기 성장률과 일치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 올해 연간 성장률 목표인 5.0%는 물론 전문가들이 예상한 5.1%를 웃도는 수치”라고 전했다.

중국의 1분기 ‘깜짝’ 성장률은 미국의 ‘관세폭탄’을 피하기 위해 앞당긴 수출 물량이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1분기 중국 수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6.9% 증가했는데, 지난해 1분기 수출 증가율 (4.9%)보다 크게 늘었다. 반면 수입은 6.0% 감소하면서 수출입 총액이 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중국의 1분기 수출입 총액 증가율이 5.0%였던 것과 비교하면 감소 폭이 크다.  

앞으로가 문제다. 미국이 부과한 총 145%의 관세를 버틸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성 부국장은 ‘145% 관세가 중국 GDP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산하느냐’는 질문에 “단기적인 압박은 있겠지만, 장기 추세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1기 때인) 2018년 중국의 대미 수출은 전체 수출의 19.2%를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14.7%로 줄었다”며 “단일 수출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췄다”고 수출 다변화를 강조했다.

그는 또 “(중국은) 아시아 금융위기, 중·미 무역마찰, 코로나19 등을 극복하며 거시 (경제) 통제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며 “외부 상황의 변화에 따라 적정한 시기에 점진적으로 정책을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무역전쟁에서 대응할 정책 도구가 풍부하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중국 바깥의 시각은 다르다. 중국의 1분기 성적표만 봐도 미·중 간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FT는 “중국 가계가 심각한 부동산 침체에서 회복을 위해 애쓰는 시점에서 세계 1·2위 경제 사이의 완전한 디커플링이 우려된다”고 짚었다.

실제로 성장률 목표 달성을 자신하는 중국과 달리, 서방 금융권의 전망은 어둡다. 최근 모건스탠리는 올해 중국의 GDP 성장률 추정치를 4.5%에서 4.2%로 낮췄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UBS도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에서 3.4%로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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