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복합개발사업 공사현장에서 사업진행 및 안전관리대책과 관련한 브리핑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대형 굴착공사장 위주로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를 강화하고 노후 하수관로 개량 예산을 획기적으로 늘려 땅 꺼짐 사고를 예방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23일 오전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건설공사의 굴착 현장을 점검한 뒤 이렇게 말했다.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사업은 코엑스 사거리(9호선 봉은사역)와 삼성역 사거리(2호선 삼성역) 사이 약 1㎞ 구간 지하에 시설면적 21만㎡ 규모 광역복합환승센터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오 시장은 최근 강동구 명일동과 경기 광명시 일직동 등에서 대형 땅 꺼짐(싱크홀) 사고가 잇따르자 대규모 지하 공사장에 대한 안전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이날 현장을 찾았다. 오 시장은 지하 35m 깊이에서 이뤄지는 영동대로 3공구 공사 현장의 폐쇄회로(CC)TV와 가시설 관리 현황을 점검했다.
오 시장은 "그간 노후 상하수도관 누수가 싱크홀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으나 최근 대형 사고는 대형 굴착공사장 인근에서 발생했다"며 "(노후 상하수관과 지하 굴착 공사장) 두 가지를 다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대형 굴착공사장을 대상으로 월 1회 GPR 탐사를 하고 안전관리비를 대폭 늘려 공사비에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노후 상하수도관 누수와 관련해서는 "상수도관보다는 하수도관이 문제"라며 "지금까지는 연간 2000억원을 들여 100㎞를 개량했으나 내년부터는 2배 규모인 연 4000억원, 200㎞ 규모로 늘려 빠른 속도로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또 "GPR 장비가 시 전역 도로를 누비며 땅 꺼짐 사고 가능성이 지역을 미리 발견할 수 있도록 관련 장비도 3배로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오 시장은 싱크홀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제작한 우선정비구역도(안전 지도)를 일반에 공개하지 않는 것에 대해 "부동산 가격을 의식해 정확한 지도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오해가 있다"며 해당 지도는 토지와 지하수 흐름 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민의 불안을 더는 차원에서 GPR로 지하 2m까지 볼 수 있는데 그거라도 일단 이뤄지면 공개하겠다"고 언급했다.
시는 또 싱크홀 예방 및 지반 침하 사고 관리 강화 차원에서 직원 30명 규모의 지하안전과를 재난안전실에 신설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