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광용 거제시장, 양대 조선사에 年100억씩 출연금 요구 논란

변광용 경남 거제시장(더불어민주당)이 지역 양대 조선사에 매년 100억원씩 5년간 총 1000억원의 출연금을 요구해 논란이다. 변 시장은 지난 4월 2일 재·보궐 선거에서 승리하며 3년 만에 시정에 복귀했다. 
 변 시장은 ‘2000억원 지역상생발전기금 조성’을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는데, 취임 한 달도 안 돼 공약 이행을 위해 기금 출연을 압박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변광용(오른쪽) 경남 거제시장이 지난 22일 거제시 한화오션 지원센터 8층에서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날 변 시장은 한화오션 경영진과 조선업계와의 상생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간담회 자리를 가졌다. 사진 거제시

변광용(오른쪽) 경남 거제시장이 지난 22일 거제시 한화오션 지원센터 8층에서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날 변 시장은 한화오션 경영진과 조선업계와의 상생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간담회 자리를 가졌다. 사진 거제시

변광용, 한화오션·삼성중공업에 “연 100억원씩 출연 제안”

23일 거제시 등에 따르면 변 시장은 지난 22일과 18일 각각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와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를 만났다. 지역내 조선업계와 상생협력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한 간담회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변 시장은 ▶조선소 내국인 채용 확대 ▶신규 채용 시 지역 인재 우선 채용 확대와 함께 ▶지역상생발전기금 설치를 공식 제안했다. 핵심은 지역상생발전기금으로, 변 시장은 한화오션·삼성중공업·거제시가 매년 100억원씩 공동 출연해 기금을 조성하자는 방안을 건의했다. 이를 위한 실무협의회 구성도 요청하며 전향적인 협력을 당부했다.

지역상생발전기금은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중요한 기초 자금으로 활용할 것이란 게 거제시 설명이다. ▶중소상공인 지원 ▶조선소 배후지역 개발 ▶노동자 복지 향상 ▶지역 기업 지원 등에 사용한다는 구상이다. 변 시장은 “지역 조선산업이 지속 가능한 구조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기업과 지역이 한마음으로 협력해야 한다”며 “시민이 체감할 실질적 상생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변광용(오른쪽 두번째) 경남 거제시장이 지난 18일 거제시 삼성중공업 본관에서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날 변 시장은 삼성중공업 경영진과 조선업계와의 상생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간담회 자리를 가졌다. 사진 거제시

변광용(오른쪽 두번째) 경남 거제시장이 지난 18일 거제시 삼성중공업 본관에서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날 변 시장은 삼성중공업 경영진과 조선업계와의 상생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간담회 자리를 가졌다. 사진 거제시

조선업계 ‘난색’…“사전 협의도 없이”

양대 조선사 경영진은 변 시장 제안에 즉답을 피했다고 한다. 한 해 100억원을 기금 출연은 전례가 없어서다. 또 사내 근로자가 아닌 지역 사회에 사기업 자금을 내놓는 것이 논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난감하단 분위기다. 변 시장이 선거 공약으로 내세우긴 했지만, 양대 조선사와 만나기 전 사전 교감도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사전 협의도 없었는데, 매년 100억 원은 너무 부담스러운 요구”라며 “호황이라고 하지만 고질적인 인력난에 중국의 저가 공세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당장 확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거제시 관계자는 “양대 조선사 동의가 전제된 이후에 진행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을 제시했을 뿐이고 현재 정해진 건 없다”며 “ (5년간 모을) 총 기금액 규모나 시 예산 출연 방안 등 절차와 법적 검토는 실무협의체가 꾸려지면 구체적으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