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모임 대북전단 임진각 기습 살포…경기도 “법적조치 검토”

납북자가족모임이 27일 0시20분쯤 경기 파주 문산읍 임진각 평화랜드 펜스 뒤편에서 대북전단 8개를 북측을 향해 날려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 납북자가족모임

납북자가족모임이 27일 0시20분쯤 경기 파주 문산읍 임진각 평화랜드 펜스 뒤편에서 대북전단 8개를 북측을 향해 날려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 납북자가족모임

27일 0시 납북자가족모임이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기습적으로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 납북자가족모임은 이날 0시 20분쯤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 평화랜드 펜스 뒤편에서 대북전단이 담긴 풍선 8개를 북측으로 날려 보냈다.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경기도나 파주시, 시민단체들과 갈등을 만들기 위해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것이 아니다. 북한에 납북자와 국군포로, 이산가족의 생사 확인을 요청한 것”이라며 “당일 임진각을 방문했는데 마침 남서풍이 불길래 서둘러서 보냈다”고 말했다.

이들이 살포한 풍선 8개엔 1만여장 정도의 대북전단이 담겼다. 납북 피해자 6명의 사진과 설명이 담긴 소식지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감옥에 갇힌 합성 이미지가 인쇄된 전단이다. 이 단체는 당초 전단의 무게가 규정(무게 2㎏ 이하)에 적합하도록 비닐로 만든 풍선 10개를 준비했는데 헬륨가스 부족으로 8개만 보냈다고 한다. 납북자가족모임은 이 풍선들이 북측 방향으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들은 대북전달 살포 후 “북한에 납북자, 국군 포로, 이산가족 생사확인을 요구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납북자가족모임은 “정부는 피해 가족들에게 사과하고 자국민 보호에 앞장서 달라”며 “(지난 집회에서 반대 단체들이) 소식지를 보내는 국민에게 ‘북한으로 가라’고 항의하는데 납치된 가족 소식지 보내기에 동참하지는 못할지언정 북한에 가라는 말은 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납북자가족모임이 27일 0시20분쯤 경기 파주 문산읍 임진각 평화랜드 펜스 뒤편에서 대북전단 8개를 북측을 향해 날려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 납북자가족모임

납북자가족모임이 27일 0시20분쯤 경기 파주 문산읍 임진각 평화랜드 펜스 뒤편에서 대북전단 8개를 북측을 향해 날려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 납북자가족모임

 
앞서 납북자가족모임은 다음 달 7일까지 집회신고를 하고 ‘납치된 가족 소식 보내기’ 행사를 추진했다. 지난 23일에도 행사를 개최했다가 바람 방향 등 문제로 전단 살포를 중단했다. 이후 특사경과의 대립으로 현장에서 철수했으나, 설치한 천막과 헬륨가스 등의 장비는 그대로 두고 소식지 살포 시도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납북자가족모임 행사장 인근에선 통일촌, 대성동 마을, 해마루촌 등 파주시 민통선 내 3개 마을 주민 60여 명이 트랙터 8대를 몰고 통일대교를 건너 임진각으로 나와 반대 집회를 벌였다. 진보시민단체의 반대 집회도 벌어졌다.

경기도는 대북전단 살포를 막기 위해 지난해 10월 16일 파주, 연천, 김포 3개 시군을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 따른 ‘위험구역’으로 설정했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을 투입해 24시간 순찰 활동도 이어갔다.

 
그러나 이날 현장엔 전단 살포를 막으려는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과 파주시청 등이 없어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경기도 관계자는 “납북자가족모임이 대북전단을 살포했다는 증거가 확보되는 대로 법적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