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m 버디 퍼트가 이태훈을 우승으로 안내했다

이태훈이 27일 열린 KPGA 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 정상을 밟았다. 사진 KPGA

이태훈이 27일 열린 KPGA 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 정상을 밟았다. 사진 KPGA

캐나다 교포 이태훈(35)이 짜릿한 연장전 승리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통산 4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이태훈은 27일 경기도 파주시 서원밸리 컨트리클럽(파72·7031야드)에서 열린 우리금융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박준홍(24), 강태영(27)과 함께 5언더파 279타 동타를 이뤘다. 이어 18번 홀(파4)에서 치러진 연장전에서 유일하게 버디를 잡아 우승상금 3억원을 가져갔다.

극적인 17번 홀(파3) 버디가 이태훈을 정상으로 안내했다. 5언더파 박준홍에게 1타 뒤지던 이태훈은 이 홀에서 11m짜리 버디 퍼트를 떨어뜨렸다. 내리막을 탄 공이 한참을 구른 뒤 거짓말처럼 컵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 버디는 경기 막판 최대 변수가 됐다. 앞조의 박준홍이 먼저 18번 홀에서 파를 기록해 5언더파로 경기를 마쳤고, 챔피언조의 이태훈도 이 홀을 파로 막았다. 그런데 같은 조의 4언더파 강태영이 버디를 잡으면서 3명이 연장전으로 향했다.

외나무다리 승부는 사실상 티샷에서 갈렸다. 이태훈 홀로 페어웨이를 지켰다. 반면 박준홍과 강태영의 티샷은 각기 왼쪽과 오른쪽 러프로 향했다. 유리한 고지를 점한 이태훈은 안정적인 웨지샷으로 공을 그린 위로 올렸고, 박준홍과 강태영이 버디를 놓친 사이 약 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우승을 확정했다.

이태훈은 “지난해부터 퍼트 문제로 고생을 많이 했다. 다행히 말렛 퍼터로 바꾼 뒤 다시 성적이 좋아졌다”면서 “이번 대회 코스가 쉽지 않았다. 바람이 많이 돌고, 핀 위치도 까다로웠다. 어려움을 이겨내고 올해 2번째 대회에서 우승해 정말 기쁘다”고 웃었다.


이태훈은 유독 금융·보험사 주최 대회에서 강한 면모도 이어갔다. 앞서 2017년 신한동해오픈에서 마수걸이 우승을 차지했고, 2019년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 2021년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그리고 이번 우리금융 챔피언십까지 금융권 대회에서만 우승 트로피를 수확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뛰는 임성재(27)는 샷 난조를 보이며 이 대회 3연패를 놓쳤다. 2라운드까지 4오버파 공동 67위로 부진해 컷 탈락했다. 임성재는 28일 다시 미국으로 떠나 5월 1일 개막하는 더CJ컵 바이런 넬슨을 준비한다.

한편 충북 충주시 킹스데일 골프장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덕신EPC 챔피언십에선 김민선7(22)이 우승했다. 3라운드까지 8언더파 단독선두를 달린 김민선은 마지막 날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타를 줄여 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해 동갑내기 임진영(22)을 5타 차이로 제쳤다. 2023년 데뷔 이후 첫 정상 등극으로 우승상금은 1억800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