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1분기 적자 전환…"경기 둔화로 정제마진 하락"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 사진 에쓰오일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 사진 에쓰오일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 여파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정유사들도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올 1분기 적자 전환한 에쓰오일은 정유·석유화학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샤힌 프로젝트’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28일 에쓰오일은 1분기 영업손실 215억원, 순손실 44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3.4% 줄어든 8조9905억원을 기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영업이익 822억원)를 크게 밑돌았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기본적으로 글로벌 수요 감소로 정제마진(최종 제품 가격에서 원가를 제외한 값)이 하락한 영향이 크다. 에쓰오일은 정유 부문에서 568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경기 둔화 우려로 인해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역내 일부 정유공장의 정기 보수가 연기됨에 따라 정제마진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원유 가격도 미국의 산유국 제재로 급증하다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산유국 협의체인 OPEC+의 감산 축소 발표로 다시 급락하는 등 크게 출렁였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5일 기준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67.23달러로, 올 초(75.18달러) 대비 7.95달러 떨어졌다. 텍사스산 원유(WTI)도 같은 기간 73.13달러에서 63.02달러로 10.11달러 하락했다.

2분기에도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미중 관세 전쟁이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하기 어렵고, 한미 관세 협상 결과도 아직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유가와 정제마진 하락으로 정유 부문의 영업손실은 확대될 전망”이라며 “미국의 관세 인상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석유화학 수요 회복은 지연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국내 정유사(SK이노베이션·GS칼텍스·HD현대오일뱅크)도 덩달아 실적 부진이 전망된다.


다만 에쓰오일은 점진적으로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라는 수요 감소 요인과 낮은 유가라는 수요 증가 요인이 병존한다”며“낮은 유가를 바탕으로 점진적인 수요 회복이 기대되는 가운데, 글로벌 정제설비 증설 규모 축소와 OSP(원유 공식 판매가격) 하락 등을 감안할 때 상반기 말부터 점진적인 정제마진 개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를 통해 장기 기업 가치를 제고하겠다는 계획이다. 샤힌 프로젝트는 9조3000억원을 투입해 울산에 정유·석화 통합 공장(COTC)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현재 프로젝트 진행률은 이달 중순 기준 65..4%로, 내년 상반기 기계적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