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지분 매입 금액은 9000억원이다. SBI홀딩스는 SBI저축은행 지분 85.23%를 가지고 있다. 계획대로 지분 매입이 완료되면 교보생명이 SBI저축은행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14조289억원, 자본총계 1조8995억원, 거래 고객 172만 명을 보유한 업계 1위 저축은행이다.
![교보생명 광화문 본사 사옥 전경. [사진 교보생명]](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4/28/42e11ade-cac9-42a8-9bae-4a3fb0061830.jpg)
교보생명 광화문 본사 사옥 전경. [사진 교보생명]
교보생명 관계자는 “풋옵션 분쟁이 사실상 일단락되면서 금융지주 전환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며 “저축은행업 진출은 지주사 전환 추진과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으로, 향후 손해보험사 인수 등 비보험 금융사업으로의 영역 확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교보생명은 SBI저축은행 지분을 2단계 나눠 취득할 예정이다. 저축은행 경영 경험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서 단계적 지분 인수 방식을 택했다. 우선 금융당국에 대주주 적격 승인을 받은 다음, 올해 하반기까지 30%(의결권 없는 자사주 고려한 실제 의결권 지분은 35.2%) 지분을 확보한다. 저축은행 지분 10% 이상을 확보하려면 금융당국 대주주 적격성 심사·승인이 필요하다. 이후 2026년 10월까지 나머지 지분을 추가로 인수할 예정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2027년부터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상당 기간 공동 경영을 할 계획”이라며 “1등 저축은행으로 키운 현 경영진을 교체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SBI저축은행 인수로 사업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은행 없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만 자회사로 두고 있다. 다른 금융그룹보다 사업 확장력이 약하다는 평이 많았다.
교보생명은 SBI저축은행 인수가 완료되면 가계여신 규모를 1조60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저축은행 계좌를 보험금 지급 계좌로 활용하거나, 보험사에 대출이 거절된 고객에게 SBI 저축은행 대출을 제안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SBI저축은행 예금을 교보생명 퇴직연금 운용 상품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 교보생명은 디지털 고객 접점 확대에도 SBI저축은행 인수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교보생명 애플리케이션(앱) 가입자(230만 명)와 SBI저축은행 사이다뱅크 앱 가입자(140만 명)를 합치면 370만 명에 달한다.
교보생명이 SBI저축은행 인수를 결정하면서 대주주인 SBI홀딩스와의 인연도 주목받고 있다. SBI홀딩스는 2007년 교보생명 지분 5%를 인수한 것으로 시작으로 최근까지 지분율을 9.5%까지 끌어올렸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도 SBI홀딩스는 신 회장 측 백기사로 참여했다. 최근엔 교보생명 지분을 20%까지 끌어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