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26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 테콜루카에 있는 테러리스트 수용 시설을 방문한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 AP=연합뉴스
테러와 불법 이민 문제를 비롯해 다양한 위협으로부터 미국의 국가안보를 총괄하는 국토안보부 수장의 핸드백을 훔친 간 큰 도둑이 검거됐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장관의 경호를 담당하는 비밀경호국(SS)은 이날 성명에서 일주일 전 놈 장관의 가방을 훔친 용의자를 붙잡았다고 밝혔다.
용의자의 이름, 국적 등 신상은 공개되지 않았다. 비밀경호국은 그가 상습범이며 놈 장관의 신용 카드를 사용하고 전자 장비에 접근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용의자가 장관이라는 걸 알면서 핸드백을 훔친 것은 아닌 거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용의자는 부활절인 지난 20일 저녁 워싱턴DC의 고급 햄버거 레스토랑 ‘캐피털 버거’에서 자녀 및 손주들과 식사 중이던 놈 장관의 가방을 훔친 혐의를 받는다.
가방에는 현금 약 3000달러(약 433만원)와 수표, 국토안보부 출입증, 여권, 운전면허증과 약 등이 들어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 NBC에 따르면 사건 당일 N95 마스크를 쓴 이 용의자는 식당에 들어와 놈이 식사 중인 곳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올라갔다. 그리곤 놈 장관 가까이에 앉아 발로 핸드백을 끌어당긴 뒤 핸드백을 집어 재킷 아래에 숨긴 채 식당을 떠났다. 놈 장관은 이때 자신의 손주가 자기 다리에 스치듯이 맞닿았다고 생각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당시 현장에는 놈 장관 테이블과 식당 출입구 사이에 놈 장관을 경호하는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2명 이상 있었으나, 사생활 보호를 위해 놈 장관과는 약 50㎝ 정도 떨어져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놈 장관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가방을 훔친 용의자가 미국에 불법으로 입국한 외국 국적자라고 했다.
에드 마틴 워싱턴DC 임시 연방검사장은 용의자가 미국에 불법으로 입국했으며 사법 당국이 공범들을 더 찾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14일(현지시간)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주 오크스의 그레이터 필라델피아 엑스포 센터 및 박람회장에서 열린 캠페인 타운홀 미팅에서 사우스다코타 주지사 크리스티 놈과 함께 웃고 있다. AP=연합뉴스
한편 놈이 총괄하는 국토안보부는 국경 통제 및 이민, 테러 방지, 사이버보안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국토안보부 산하 기관에는 긴급재난관리청(FEMA), 해안경비대, 그리고 비밀경호국이 포함된다.
놈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탁한 대표적인 공화당 인사로, 사우스다코타 주지사를 지낸 뒤 국토안보부 수장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