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우승' SK vs '최초 우승' LG…'마지막 승부' 앞두고 코트 밖 신경전

서울 SK 전희철 감독(왼쪽)과 창원 LG 조상현 감독이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 앞에서 선전을 다짐했다. 연합뉴스

서울 SK 전희철 감독(왼쪽)과 창원 LG 조상현 감독이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 앞에서 선전을 다짐했다. 연합뉴스

"통합 우승(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우승) 차지하겠다." 전희철 서울 SK 감독
"첫 우승으로 새 역사 쓰겠다." 조상현 창원 LG 감독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에 나서는 두 사령탑이 나란히 우승을 자신했다. 전희철(52) SK 감독은 1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2024~25시즌 챔프전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해 "4년의 감독 생활 중 세 번째 챔프전 진출이다. 그동안 우리 선수들이 큰 경기를 통해 쌓은 경험과 팀워크로 2021∼22시즌에 이어 두 번째 통합 우승을 차지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에 맞서는 조상현(49) LG 감독은 "4강 플레이오프(PO)부터 간절하게 준비해왔다. 우리 선수들을 믿고 '세바라기'(LG 팬 애칭)와 함께 LG의 새 역사를 쓰겠다"고 맞받아쳤다.  

챔프전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한 SK와 LG 감독-선수들. 연합뉴스

챔프전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한 SK와 LG 감독-선수들. 연합뉴스

41승 13패로 정규리그 1위에 오른 SK는 4강 PO(5전 3승제)에서 4위 수원 KT를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완파했다. 2년 만에 챔프전 무대를 다시 밟은 SK는 2021~22시즌 이후 3년 만에 통합 우승(통산 네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정규리그 2위 LG(34승20패)는 3위 울산 현대모비스에 3연승을 거두고 팀 통산 세 번째 챔프전에 올랐다. 아직 챔프전 우승 트로피를 든 적 없는 LG는 이번에 최초 우승을 노린다. SK와 LG의 챔프전 1차전은 5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맞대결에서는 SK가 5승 1패로 우세했다.  

4강 PO가 끝나자마자 신경전이 펼쳐졌다. 먼저 챔프전 진출을 확정한 LG의 가드 유기상(24)은 "정규리그에서 SK와의 경기 내용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SK가 (챔프전 상대로)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기상의 발언에 자존심이 상한 전희철 감독은 "LG가 SK를 우습게 보는 듯해 기분이 나쁘다. 챔프전에서 우리가 절대 쉽지 않다는 걸 꼭 보여주겠다"고 별렀다.  

우승 트로피를 만지며 포즈를 취한 SK와 LG 선수들. 왼쪽부터 SK 안영준, 김선형, 전희철 감독, LG 조상현 감독, 양준석, 유기상. 연합뉴스

우승 트로피를 만지며 포즈를 취한 SK와 LG 선수들. 왼쪽부터 SK 안영준, 김선형, 전희철 감독, LG 조상현 감독, 양준석, 유기상. 연합뉴스

전 감독은 이날도 "LG 감독님과 선수 쪽에서 SK가 쉽다고 이야기해서 말씀드리면, SK는 '스크', LG는 '르그'라고 하던데 '르그'들이 착각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쏘아붙였다. 조 감독은 "전 감독님은 사석에서 굉장히 친한 형이다. 큰 오해가 있는 것 같다. 'SK가 쉽다'는 말을 해본 적 없다. 쉽다기보다는 한 번 도전해볼 만한 팀이라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전 감독은 챔프전을 일찌감치 끝낼 생각이다. 전 감독이 "5차전 홈에서 끝내는 것"이라고 말하자, 조 감독도 가만 있지 않았다. 그는 "우리도 홈에서 끝내고 싶은데, 4차전에서 끝낸다고 하는 건 정규리그 우승팀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서"라고 응수했다. 


이날 행사엔 SK의 김선형(37)과 안영준(30), LG의 양준석(24)과 유기상도 동석했다. SK의 '베테랑 에이스' 김선형은 "LG와 SK가 명승부를 펼칠 거라 생각하고, (안)영준이와 선수들을 잘 다독여서 꼭 (우승) 반지를 낄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안영준은 "나의 세 번째 챔프전인데, 앞서 두 번 올라왔을 때는 한 번도 지지 않고 우승했다. 우리 팀원들은 경험이 많아서 우승할 수 있다. 우승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라스트 댄스'로 알려진 SK 워니(오른쪽)가 우승 트로피를 들 지도 챔프전의 주요 관심사다. 뉴스1

'라스트 댄스'로 알려진 SK 워니(오른쪽)가 우승 트로피를 들 지도 챔프전의 주요 관심사다. 뉴스1

이에 LG의 '야전사령관' 양준석은 "시즌을 거듭할수록 우리가 강하다고 느꼈다. 창단 첫 우승을 달성하고 싶다는 간절함이 있다"고 다짐했다. 유기상은 "패기를 앞세워 챔프전까지 왔다. 패기도 좋지만 자만하지 않고, 자신감을 갖고 챔프전에서 좋은 결과를 내겠다"며 "세바라기와 축제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양 팀 선수들은 챔프전 우승을 바라며 남다른 공약을 밝히기도 했다. 김선형은 "우승하면 영화관 빌려 팬 미팅하고 싶다"고 말했다. 양준석은 "우승하게 되면 팬과 야구장(LG 트윈스) 데이트를 하고 싶다. 최근 LG 트윈스 선수들이 안타 치고 농구 관련 세리머니를 하기도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