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속 이상無’…서울 시내버스, 연휴 뒤 준법투쟁 큰 영향 없었다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7일 첫차부터 ‘준법 투쟁’을 재개했지만, 운행 속도 등은 평소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실제 이날 기자가 둘러본 광화문과 충정로, 신촌 일대의 버스 정류장은 흐름이 원활했다. 서울시 교통정보 시스템상에 나타난 운행 속도 역시 평소와 다르지 않다고 했다. 서울시는 교통정보 시스템뿐 아니라 시내버스 전용차로 중 6개 지점에 직원을 보내 버스 운행 속도 등을 점검했다. 일부 시내버스는 운전석 차창 등에 ‘서울시 지시에 따라 4월 30일부터 안전운행합니다’라는 푯말을 세워 놓은 게 눈에 띄었다.  

서울 광화문을 지나는 시내버스의 모습. 버스 운전석 차창에 '서울시 지시에 따라 4월30일부터 안전운행합니다'라고 적힌 푯말이 세워져있다. 사진 독자제공

서울 광화문을 지나는 시내버스의 모습. 버스 운전석 차창에 '서울시 지시에 따라 4월30일부터 안전운행합니다'라고 적힌 푯말이 세워져있다. 사진 독자제공

 

시내버스 준법투쟁에 시민들 불안

서울 시내버스 노조의 준법투쟁은 지난달 30일에 이어 두 번째다. 노조는 지난달 30일 사측과의 임금ㆍ단체협약 협상이 결렬되자 경고성 준법 투쟁을 하루 동안 진행했다. 이후 연휴 기간인 지난 1일부터 6일까지는 정상 운행했다. 시내버스 노조 측의 준법투쟁 재개 방침에 서울시는 출근 시간 지하철 운행을 아침 7시부터 10시까지 1시간 늘리고, 1~8호선과 우이신설선에 열차를 47회 추가 투입했다.  

연휴 뒤 첫 준법투쟁 출근길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지만, 시민들은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혹시라도 이후 출근길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서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서 종로2가로 버스 출퇴근한다는 직장인 안미연씨는 "오늘은 그래도 무사히 출근했는데, 나중에 혹시라도 전면 파업을 하지 않을까 봐 좀 불안하다"고 했다. 


버스 노조는 일단 준법투쟁을 계속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도 일단 시민 제보 창구를 열어뒀다. 고의 지연 등으로 불편을 겪은 시민은 서울시 120 다산콜센터로 신고할 수 있다.

지난해 3월 서울 시내버스 총파업 당시 서울의 한 공영차고지에 버스들이 빼곡히 주차되어 있다. 지난해 파업은 반나절 만에 종료됐다. 김종호 기자.

지난해 3월 서울 시내버스 총파업 당시 서울의 한 공영차고지에 버스들이 빼곡히 주차되어 있다. 지난해 파업은 반나절 만에 종료됐다. 김종호 기자.

 
진짜 문제는 서울 시내버스 노사 양측이 아직은 협상 타결을 위한 접점을 전혀 찾지 못하고 있단 점이다. 노조는 지난해 말 대법원 판결에 따라 통상임금과 관련한 10% 이상의 임금 인상에 기본급 8.2% 추가 인상 등을 요구 중이다. 

서울시와 사측은 “요구대로라면 총액 기준 20% 이상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노조의 요구를 모두 수용할 경우 시내버스 운수 종사자의 평균 임금은 기존 연 6273만원에서 연 7872만원으로 인상된다는 설명이다. 서울시와 사측은 통상임금 판결에 맞춰 임금체계 자체를 개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른 지자체들도 '예의주시' 

부산과 인천 등 버스 준공영제를 채택하고 있는 다른 지자체도 서울시와 서울 시내버스 노사 양측의 움직임을 눈여겨보고 있다. 이들 지자체 역시 통상임금 판결의 영향을 받는 건 마찬가지여서다. 서울시의 선택은 이들 지자체에 하나의 척도가 될 수 있다. 시는 일단 노조 측의 요구가 무리한 수준이란 입장이다. 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은 “버스 준공영제 자체가 시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무리한 인상 요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우선은 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에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