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직원이 실물 크기의 리튬망간리치(LMR) 배터리 셀 시제품을 들고 있다. 사진 GM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LG에너지솔루션과 공동 개발한 리튬망간리치(LMR) 각형 배터리를 2028년 상용화한다. LMR은 기존 삼원계 배터리 대비 망간 함량을 대폭 높인 양극재를 사용한 차세대 배터리로, 고가의 니켈·코발트 함량을 줄여 원가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중국이 주도하는 저가 배터리인 리튬인산철(LFP)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현지시간) GM은 신규 개발한 LMR 배터리 신기술을 2028년부터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전기 트럭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GM과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가 2028년 미국 내 제조시설에서 LMR 배터리의 상업용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며, 시범생산은 2027년 말까지 LG에너지솔루션 시설에서 이뤄진다.
LMR 배터리의 장점은 원가 경쟁력에 있다. 저렴한 망간 함량을 60~65%로 높여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 LFP 대비 에너지 밀도도 우수하다. GM은 LMR 배터리가 LFP 배터리와 비교해 같은 비용으로 33% 더 높은 에너지 밀도를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행거리는 644㎞ 이상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LMR 배터리는 망간 함량이 높아 니켈·코발트 배터리보다 과열 위험이 낮아 안전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LFP 배터리보다 리사이클링 효율도 높다. LFP는 회수가치가 낮은 철(Fe) 기반이지만, LMR에는 재활용 수익성이 높은 니켈·리튬·망간 등 희귀 금속이 포함돼 있어서다.
과거에도 LMR 배터리에 대한 연구는 이뤄졌지만, 수명 저하와 전압 감소 문제로 상용화가 어려웠다. GM과 LG에너지솔루션은 독자적인 코팅 기술과 입자 설계, 공정 최적화를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하이니켈 배터리와 유사한 수준의 수명을 가능하게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LMR 관련 전 세계 200건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K배터리 업체들은 저렴한 LFP 배터리로 글로벌 점유율을 높인 중국에 맞서기 위해 다양한 중저가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LMR을 비롯해 리튬망간인산철(LMFP),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SDI는 LFP에 하이니켈을 섞는 소재 기술을 확보하기도 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의 저렴한 생산 비용과 정부 보조금 등을 고려할 때 똑같은 LFP 제품에선 가격 경쟁력을 갖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많다”라며 “고전압 미드니켈이나 LMR 등 차별화한 중저가 제품의 양산 시점을 당길 수 있도록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