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방청이 15일 공개한 ‘소방관 부모님들이 기내식 먹다가 펑펑 눈물 쏟은 사연’이라는 제목의 영상. 소방청TV 캡처
소방청이 공식 유튜브에 공개한 ‘소방관 부모님들이 기내식 먹다가 눈물 쏟은 사연’ 영상이 화제다.
소방청은 지난 9~12일까지 순직 소방관의 부모 17명(10가족)이 일본 사가현으로 3박 4일간의 ‘마음치유 여행’을 다녀왔다고 15일 밝혔다.
이 여행은 지난해 1월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공장 화재 진압 중 순직한 고(故) 김수광 소방장의 아버지 김종희씨와 어머니 이보경씨를 포함한 유가족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특히 일본으로 향하는 항공기 안에서 공개된 영상은 깊은 울림을 전했다.
지난 9일 일본으로 향하는 비행기가 이륙하자 티웨이항공 기내에서는 안전 안내 방송과 함께, 고 김수광 소방장의 음성을 복원한 음성편지가 흘러나왔다. 해당 음성은 LG유플러스의 기술 지원을 통해 복원됐다.
“손님 여러분, 오늘 이 비행기에는 119 영웅 가족분들이 탑승하고 계십니다. 오랜만에 여행을 떠나는 부모님을 위해 한 아드님이 준비하신 음성편지를 같이 들어보시겠습니다”
“엄마! 아빠! 잘 지내셨어요? 저 수광이예요.
갑자기 제 목소리가 들려서 놀라셨죠?
엄마 아빠가 정말 오랜만에 여행을 가신다고 해서 너무 반가운 마음에 깜짝 편지를 써봐요. 제가 가족의 곁을 떠난 지도 어느덧 1년이 넘었네요.
제가 떠난 후로 매일매일 슬픔에 빠져있을 가족들을 생각하면 마음도 아프고 걱정도 많았어요. 아마 지금 엄마 아빠의 곁에 계신 다른 소방관의 부모님들도 비슷한 아픔과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계실 거예요.
하지만 엄마, 아빠! 그리고 제 동료 소방관들의 부모님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는 부모님의 자식으로서 누구보다 자랑스럽고, 용감했던 소방관이었잖아요. 오랜만의 여행이니까 자식들 생각은 잊으시고 즐겁고 행복하게 지내다 오세요. 부모님들의 눈부신 외출이 더 눈부시도록 마음의 짐도 내려놓으세요.
엄마, 아빠! 보이지 않아도 저는 늘 곁에 있어요.
많이 보고 싶습니다. 사랑해요”

소방청이 15일 공개한 ‘소방관 부모님들이 기내식 먹다가 펑펑 눈물 쏟은 사연’이라는 제목의 영상. 소방청TV 캡처
1년여 만에 아들의 목소리를 들은 어머니는 눈물을 쏟았다. 함께 탑승한 유가족들도 손을 맞잡고 흐느꼈다. 기내에 있던 다른 승객들도 이내 상황을 이해하고 따뜻한 박수로 유가족을 위로했다.
일본 공항에 도착한 뒤 가족들은 또 한 번 놀랐다. 고 김 소방장과 함께 근무했던 양영수 소방경(경북소방본부 구미소방서 옥계119안전센터장)이 우연히 같은 항공편에 탑승했던 것. 생각지도 못했던 후배의 목소리를 들은 양 소방경은 “비행 내내 함께 울었다. 이렇게 뵐 수 있을 거라고 생각도 못 했다”며 부모들의 두 손을 꼭 잡고 끌어안았다.

소방청이 15일 공개한 ‘소방관 부모님들이 기내식 먹다가 펑펑 눈물 쏟은 사연’이라는 제목의 영상. 소방청TV 캡처
해당 영상은 소방청 공식 유튜브(@NFA\_119), 인스타그램(@Korea\_fire\_119),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돼 네티즌들의 공감을 얻었다.
네티즌들은 모두 “영상 보고 펑펑 울었다”며 순직 소방공무원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댓글에는 “횡단보도에서 신호 기다리다 눈물이 났다”, “기술은 이런 데 쓰라고 있는 거다”,“소방관님의 숭고한 정신은 우리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 숨 쉴 것입니다.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습니다. 엄마아빠에서눈물이..영상 잘 봤습니다!”,“엄마! 아빠! 하자마자 눈물이 났다”,“이 영상을 보니 다시 한번 소방관님들의 희생이 얼마나 큰지 깨닫게 됩니다. 잊지 않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겠습니다” 등 위로와 감사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영상은 현재 인스타그램 5만 8000회, 유튜브 1300회, 페이스북 3만 8000건의 도달 수를 기록하며 게시 하루만에 통합 조회 수 10만 건을 앞두고 있다.
순직 소방관 부모님들의 따뜻한 여행 이야기를 담은 ‘2025 눈부신 외출’ 전체 이야기는 오는 6월 소방청 유튜브 공식채널 ‘소방청TV’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한편 소방청의 ‘순직자 부모님 마음치유 여행’은 2023년 티웨이항공과 유가족 비영리법인 소방가족희망나눔의 후원으로 시작된 프로젝트로 같은 아픔을 가진 순직소방대원의 부모님들이 서로 유대감을 쌓으며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진정성 있는 위로를 전하기 위해 매년 이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