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이재명 ‘호텔 경제학’, 인터넷 조롱을 경제해법 제시”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19일 오후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후문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19일 오후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후문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2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겨냥해 “‘호텔 경제학’이라는 인터넷 조롱 수준의 밈(인터넷 상에서 유행하는 유머 콘텐트)을 대한민국의 경제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미국의 경제학 연구소인 ‘미제스 연구소’ 링크를 게시하며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는 호텔 경제학의 시초는 여기에 있는 가장 오래된 2009년의 글”이라며 “오스트리아 경제에 대해 글을 쓰는 블로거인 로버트 블루멘이 기고문에서 비슷한 사례를 소개하며 ‘오해를 부르는 두뇌게임(Misleading Brainteaser)’이라고 비판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 이야기는 경제학이 아니라 역설을 이야기하는 목적”이라며 “이재명 후보가 이러한 호텔 경제학을 자신의 경제 철학으로 삼았다면 인터넷 조롱을 기반으로 대한민국의 경제를 운영하려고 한 것”이라고 직격했다.  

호텔 경제학은 이재명 후보가 2017년 대선에 이어 이번 대선에서도 꺼낸 경제에 관한 이야기다. 그는 지난 16일 전북 군산 유세 현장에서 “일부 경제학자들이 반론하던데, 과거에 쉽게 경제를 설명하기 들었던 예”라면서 ‘한 여행객이 마을 호텔에 10만원 예약금 지불→호텔 주인은 이 돈으로 가구점 외상값 지불→가구점 주인은 치킨 구매→치킨집 주인은 문방구에서 물품 구매→문방구 주인은 호텔에 채무 상환→이후 여행객이 호텔 예약을 취소하고 10만원을 환불받은 뒤 떠나는 상황’을 가정했다. 그러면서 “마을에 들어온 돈은 결국 없지만 거래가 발생했다. 이게 경제”라고 강조했다. 돈이 한 바퀴 돌면 침체한 지역 상권에 활력이 더해진다는 취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2017년 2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그림. 이 후보가 강연 중 기본소득을 쉽게 설명하려고 예시로 든 이야기를 지지자 정모씨가 손그림으로 보냈고, 이를 토대로 캠프 자원봉사자가 그래픽 작업한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2017년 2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그림. 이 후보가 강연 중 기본소득을 쉽게 설명하려고 예시로 든 이야기를 지지자 정모씨가 손그림으로 보냈고, 이를 토대로 캠프 자원봉사자가 그래픽 작업한 것이다.

 
이준석 후보는 이에 대해 “호텔에 돈을 가져다주는 것은 ‘매춘부’로 되어있는 것이 원래 내용”이라며 “이재명 후보의 버전에서 매춘부가 문방구로 바뀌었다고 이 이야기가 그럴듯한 담론이 되는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에서 어지간한 기이한 상황은 다 겪어봤다고 생각했는데 인터넷 조롱 수준의 내용을 유세차에 올라가서 이야기하고 우격다짐을 이어가는 경우는 처음 본다”고 덧붙였다. 두 후보는 지난 18일 진행된 첫 대선 TV 토론회에서도 이를 두고 논쟁을 벌였다.

민주당은 이준석 후보의 공격에 대해 ‘무시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 김영진 선대위 정무1실장은 20일 SBS 라디오에서 “이준석 후보가 상황을 너무 극단화시켜서 극단화된 상황을 가지고 마치 자기가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말한다”며 “앞으로 강하게 받아치기보다는 비판하는 내용을 그냥 경청하는 컨셉으로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