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수공권 이준석의 성장 스토리는 평범한 아이들에게 롤모델 될 수 있어”
“이재명의 경제 정책은 허황, 친윤과 유튜버에 휘둘리는 국민의힘은 비겁”
“정부 개입해 공정 경쟁 촉진·교육 격차 해소, 노무현과 비슷한 용기낼 것”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공정한 경쟁’이야말로 보수의 가치라고 믿는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를 갈라쳐 인위적으로 평등을 끌어내려는 민주당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최기웅 기자
5월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이 후보는 61세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74세인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는 다른 인생 여정을 이야기했다.
“노원구 상계동의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왔던, 정치적 뒷배경도 전혀 없이 모든 것을 적수공권에서 해결해야 했던 어떤 가족의 이야기가 지금까지는 상당히 성공적이었다. 그 성장 과정이 우리 가족에게만 그치지 않고, 더 많은 사람의 보편적 스토리가 됐으면 좋겠다. 서민과 중산층 가정의 부모들이 자기 아이들에게 ‘이재명처럼, 김문수처럼 살아보라’는 말을 할 수 있을까. 이준석의 서사는 현재진행형이면서 평범한 가정이 꿈꿔볼 수 있는 서사다.”
그런 맥락에서 이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의도적으로 언급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보수의 적장자”가 되기 위해 언더독의 기적을 이룬 ‘노무현 정신’을 소환한 셈이다.
현재의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과 총선 때 이미 써먹은 ‘이재명 포비아’ 외에는 뚜렷한 철학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국민 정서는 윤석열의 그림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국민의힘을 심판해야 한다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 여기서 반(反)이재명, 비(非)김문수 구도에서 방황하는 중도층을 얼마나 파고드느냐가 이 후보, 나아가 보수 진영의 명운을 가를 것이다.
과거 수차례 이 후보와 만났지만, 이번 인터뷰는 그 어느 때보다 그의 정책에 집중한 대화가 이뤄졌다. 뒤집어보면, 그가 보수의 대안이 될 수 있는지를 검증할 시기가 올 정도로 체급이 올라간 것이다. 그의 사무실 책상 위엔 ‘압도적 새로움’이라는 문구가새겨진 선거 포스터 시안이 놓여 있었다.
“국민의힘엔 리더는 없고 팔로어만 있다”
손편지를 10만 장 쓴다고 들었다. 물리적으로 가능한 일인가?
“일반적으로 선거에서 인구의 10%까지는 주소와 이름이 제공된다. 명단을 받아서 손글씨체로 작성된 편지에 이름을 바꿔가며 보내고 있다.”
서울 유권자에게 먼저 보내고, 그 다음이 대구더라. 이유가 있나?
“개혁신당의 당세가 확고하게 센 곳들부터 보내고 있다. 추가로 다른 지역들도 염두에 두고 있다.”
국민의힘 후보 결정 소동을 놓고 “기시감이 든다”고 말했더라. 겪어봤을 테니 근본적인 질문을 하자. 친윤이란 세력은 도대체 왜 저렇게 행동하는 것인가?
“정치는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구분해야 한다. ‘윤핵관’들은 윤석열에게 사실상 종속당하면서 하면 안 되는 일을 자꾸 하도록 떠맡겨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친윤들은 윤 전 대통령에게 충성하면 정치 생명을 존속할 수 있다고 정말 믿는 걸까?
“이쯤 되면 ‘저분들 단체로 협박당하고 있나’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비이성적 판단을 한다는 것은 그들 본체가 비이성적이거나 비이성적 주체에 의해 협박을 받는다는 것인데, 참 심각하다.”
![2025년 5월 14일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는 부산대 학생식당을 찾아갔다. 이 후보는 연금개혁 등에서 2030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5/21/dc456b75-d80e-4f90-bd81-3eba6a7b0350.jpg)
2025년 5월 14일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는 부산대 학생식당을 찾아갔다. 이 후보는 연금개혁 등에서 2030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돈 걱정 없다. 완주한다”
국민의힘이나 윤 전 대통령이 국민의 염증을 불러일으킬수록 개혁신당과 이 후보에게는 호재 아닌가?
“이제 내가 괴팍한 대통령에게 쫓겨난 이유가 해소됐을 뿐 아니라 (무슨 상황에서 국민의힘 당대표를 해왔던 것인지) 국민이 이해할 것 같다. (보수 진영은) 과거와의 완전한 절연, 결별을 뜻하는 상징적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 진보의 가치관이 ‘다 같이 평등’이라면, 보수의 그것은 ‘기회의 공정함’일 것이다. 더 이상 결과의 평등을 약속하는 진보식 사탕발림에 젊은 사람들이 넘어가지 않는다. 그렇기에 개혁신당의 능동적 지지층인 젊은 세대에게 많은 확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후보가 국민의힘 당대표를 맡아 대선과 지선 승리를 이끌었을 때 적어도 그 당에서 부정선거 이슈는 안 나왔다.
“엘리트 보수 인사들이 해야 되는 최소한의 책임이 반지성적이고 몰상식적 어젠다가 흐르지 않도록 하는 것인데 참 비겁하다. 음모론자들에게 속아서 흔들리고, 붙어먹고 있으니 해결이 안 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윤석열이라는 사람이 그렇다. 이제 그들에게 ‘과거에 나에게 그랬던 건 어떻게든 삼키면서 갈테니까 앞으로 젊은 세대의 앞길을 막아 세운다면 참기 힘들다’고 말해주고 싶다.”
쉬운 지역구에서 배지를 다는 국민의힘 의원들일수록 관성에서 못 벗어나는 것 같다.
“정치라는 건 본인이 철학을 내세우고 그 방향으로 대중을 이끄는 것인데, 그런 리더는 전혀 보이지 않고 팔로어들만 있다. 심지어 유튜버에게 휘둘리는 정치인도 있다.”
최근 이 후보 인터뷰를 보니 “어쩌다 보니까 내가 가장 오른쪽에 있는 사람이 됐다”고 하더라.
“나는 적어도 항상 건실한 국가 재정을 꿈꾼다. 자유와 개인의 책임을 강조하는 정치 문화를 지향하는 이는 나밖에 안 남은 것 같다. 굳이 따지자면 홍준표 전 대구시장 정도가 자유주의적 정책 성향을 띠었다. 지금은 좌파식 퍼주기냐, 우파식 퍼주기냐 이런 두 갈래를 놓고 싸우는 것 같다. 내가 홍 전 시장의 퇴장을 무척 아쉬워한 이유다.”
일각에선 이 후보가 미국 하버드대에서 공부한 영향으로 미국식 자유주의의 세례를 받은 것 아닌가라고 본다.
“미국의 영향보다는 일반적 경제학, 사회학 관점에서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보편적 이야기를 섭렵한 결과일 것이다. 한국에서는 주류가 아닐 수 있지만, 세계적 측면에서는 오히려 주류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선거 이야기를 해보자. 완주는 하나?
“완주뿐 아니라 당선이 목표다. 항상 이준석이 뭔가 새로운 도전을 할 때 과소평가하는 분들이 많다. 예전에 (국민의힘) 전당대회 나갈 때도 왜 나가느냐고 했는데 보란 듯 당선됐다. 대선, 지선 승리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개혁신당은 ‘창당도 못 할 것’이라고 비아냥거리던 사람들이 많았다. 동탄에서 출마했을때 ‘낙선하고 정계은퇴할 것’이라고 조소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한 번도 흔들림이 없었다. 내가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겠다고 도전하는 건 내 머릿속에 이미 계획이 서 있다는 의미다.”
완주를 의심하고, 단일화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것은 결국 선거 비용 문제 때문일 것이다.
“개혁신당은 내년 지방선거를 대비해 자금을 축적해왔다. 게다가 원내 정당(3석)이기에 선거 보조금도 상당히 받는다. 저희가 제3당 위치에 있기 때문에 외상거래를 못 한다. 그래서 이미 선거에 들어가는 비용 대부분은 결제를 마쳤다. 전혀 문제가 없다.”
이번 대선에서 어느 정도 자금 지출을 예상하나?
“지난번 국민의힘에서 대선 치를 때 410억원 정도가 선거 비용이었다. 하지만 그 안에서 무수한 비효율이 있었다. 그걸 제거해서 애초부터 우리 당이 감당할 수 있는 규모 선에서 비용을 잡았다. 가령 요즘 시대에 억대에 달하는 TV 광고나 방송 연설은 하지 않는다. 홍보용 책자의 페이지도 다른 당보다 적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것이 그렇게 큰 의미가 있다고 보진 않는다. 허례허식에는 집중하지 않을 거다.”
이 후보를 퍼스트 펭귄에 비유한 ‘펭귄 밥주기’ 모금은 어떻게 되고 있나?
“잘 되고 있다. 보통 29억원 한도의 후보자 후원회를 가져가는데, 우리는 네 군데 정도 자금 소스를 가져간다. 이를 통해 받은 금액을 다 합치면 충분히 돌아간다. 최종 후원액을 최대한 늘리는 것이 목표이기에 지금 얼마가 모였다는 인상을 주면 영향을 줄수 있어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충분히 들어왔고, 다른 후보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
15% 득표율을 기록하면 선거비용 전액을 환급받고, 10%를 얻으면 반액을 돌려받는다. 가능할까?
“그런 부담을 느낀 적은 한 번도 없다. 우리는 당선을 목표로 뛰기 때문에 그런 허들과 전혀 관계없이 부딪치고 있다.”
![2025년 5월 10일 이준석(오른쪽) 개혁신당 대선후보는 미국으로 출국하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공항까지 찾아가 배웅했다. 이 후보의 자유주의적 정책은 홍 후보의 성향과 비슷한 결을 지닌다. [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5/21/1ba9527d-8b85-4716-9e27-ede6b39a4a35.jpg)
2025년 5월 10일 이준석(오른쪽) 개혁신당 대선후보는 미국으로 출국하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공항까지 찾아가 배웅했다. 이 후보의 자유주의적 정책은 홍 후보의 성향과 비슷한 결을 지닌다. [연합뉴스]
“성역 만드는 PC주의 배격한다”
흔히 이 후보의 핵심 지지층은 2030 남성층으로 알려져 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이기려면 그 이상의 확장성을 가져가야 할 텐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이준석이 하는 말들이 맞는 말이라는 반응을 많이 듣는다. 우리의 정책이 논쟁적일 순 있겠지만,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꼭 필요한 이야기들을 굉장히 구체적으로 꺼내고 있다.”
박성민 정치 컨설턴트가 “강한 것이 옳은 것을 이긴다”는 말을 한 적 있다. 아무리 이 후보가 옳아도 강하지 못하면 안 통하는 것 아닌가?
“결국 허황된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하는 사람은 꺾일 수밖에 없다. 이재명 후보가 해놓은 허황된 말들은 아무리 그의 당세가 크더라도 국민 사이에서 불안감을 야기하고 있다. 특히 이재명의 경제적 관점이 부실하다는 지점은 약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2030 남성층을 실제 투표장으로 이끄는 방편이 있을까?
“이번에는 자신들을 대변하는 후보가 나와 있다고 생각하기에 투표를 열심히 하지 않을까 기대한다. 게다가 2030은 인터넷 여론을 주도하는 연령층이다. 그들이 만드는 밈(meme) 문화가 선거에 큰 도움이 된다.”
반대로 2030 여성층은 왜 이 후보보다 민주당으로 쏠린다고 보나?
“지금까지 성역 없는, 무엇이든 이야기할 수 있는 정치를 해왔다. 전장연 같은 단체가 지하철 4호선을 점거했을 때 ‘시민들에 대한 인질극’이라고 적나라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이에 대해 PC(Political Correctness)주의에 빠진 이들이 나를 혐오주의자로 몰려고 했다. 그런 이미지 프레임식의 공격이 많았고, 윤핵관 같은 사람들이 나를 내쫓기 위해 증폭시켰다.”
PC주의에 대해 비판적인 것 같다.
“PC주의 때문에 대한민국에 성역이 자꾸 생겨나고 있다. PC주의의 대상이 안 되는 사람들이 그 그늘 속에서 자기방어를 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동덕여대에서 학교를 부수고, 기물을 파손하고, 래커칠을 하는 행동이 그렇다. 그들이 약자인 양 자꾸 이야기하는데, 동덕여대처럼 서울의 좋은 대학 다니는 학생들이 어떤 이유로 약자적 위치에 놓이게 된 건지 의문이다. 여대에 다니면 약자인가? 나는 그런 요소가 하나도 없다고 본다. 이런 걸 보고 비문명이라고 저격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걸 소수자로 봐야 한다는 매너리즘이 사태를 더 악화시킨다.”
대선 국면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자신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를 아예 제거하려는 듯하다.
“이번에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이 대법원과 고등법원을 협박하는 모습을 보며 진짜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이미 의회 권력을 가지고 있고, 대통령이 된다면 행정부 권력을 갖는다. 그런데 지금 사법부까지 영향을 끼치려 한다. 그 당의 모 인사는 삼권분립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취지의 이야기까지 한다. 이런 것을 ‘독재 기도’라고 하지 않으면 뭐라고 봐야 하나?”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는 ‘보수의 노무현’을 추구한다. 향후 이 후보의 소신이 얼마나 중도보수층에 스며들지가 관건이다. 최기웅 기자
“‘가붕개’가 아니라 ‘개천용’ 시나리오 원해”
이 후보의 정책에서 음미할 대목은 “안철수, 오세훈, 홍준표의 정책을 통합한다”는 표현이었다. 큰 틀에서 이준석 정부는 작은 정부와 자유 시장경제를 지향한다고 봐도 되나?
“어느 후보보다 개인의 자유와 책임을 강조한다. 특히 정부가 개인의 창의를 방해하고 억제하는 상황이 나오면 안 된다. 그래서 적극적인 규제 철폐를 이야기하고 있다.”
신자유주의와 뭐가 다른가?
“신자유주의는 방임주의에 가까운 것이고, 우리는 경쟁을 촉진하되 교육 격차 같은 불공정 요소들을 제거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 개입을 택하고 있다.”
이준석의 복지는 무엇인가?
“복지는 그물망이 돼야 한다. 그물망은 사람이 떨어지지 않게 붙잡아주는 역할을 하겠지만, 그 자체가 너무 아늑해서 벗어나고 싶지 않게 만들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어떤 사람도 잠깐의 실수나 미끄러짐 때문에 밥을 굶는 일이 생겨선 안 된다. 하지만 선심성으로 투자된 것들은 과감히 덜어내야 한다는 생각이다.”
한국의 경제성장률 하락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후보 지역구가 삼성전자와 연계된 동탄인지라 더욱 실감할 듯하다. 이 상황에서 정부가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AI나 로봇의 발달로 인간의 노동생산성이 갈수록 안 생길 것이다. 그렇다면 기획 부분이 중요해질 텐데 이를 위해선 개개인에 대한 투자가 중요하다. 능동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교육을 많이 해야 된다는 의미다.”
이 후보의 공약을 들여다보면, 존 롤스의 ‘무지의 베일(재벌집 아들이나 빈농의 딸로 태어날지 알 수 없다는 전제에서 구성원들이 사회적 합의에 임해야 한다는 정의론적 개념)’이 기초를 이루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사다리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더 많은 사람을 위해 기회의 사다리, 공정이라는 것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 특히 미래 세대에게, 아이를 키우시는 분들에게 ‘시대정신에 맞는 성공 스토리나 사다리를 제시할 수 있는 후보는 이준석 정도만이 이번대선에서 유효할 것’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재명과 김문수의 서사는 1990년대까지만을 관통하는 서사다. 지금의 아이들이 롤모델로 삼거나 거기서 얻어낼 게 별로 없다.”
이 후보의 철학을 들을수록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소위 ‘가붕개론(모두가 용이 될 필요 없다. 연못의 가재, 붕어, 개구리로 안분지족하며 살자)’과 대척점에 서 있는 것 같다.
“나는 가붕개론을 거부한다. 오히려 개천에서 용 나는 시나리오가 ‘이무기’들에게 열려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심각하게 끊어진 사다리를 복원할 수 있다고 보나?
“가능하다. 그것의 수단은 교육이어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두뇌나 부의 대물림이 카르텔화돼 가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1980년대까지만 해도 못살아도 사회 주도층으로 올라서는 데 큰 문제가 없는 세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경제력에 의한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공정한 경쟁을 통해 사다리가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열렸으면 좋겠다는 입장이다. 부자들한테 세금을 더 물려서 평준화를 가져가는 것보다는 개개인의 역량을 상향 평준화하기 위해 교육의 강도를 높여야 한다.”
“착한 척 하는 정치로 낭비하고 싶지 않아”
다른 공약들에 비해 외교 부분이 모호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 후보가 주창하는 ‘평화 실용 우선주의’는 무엇인가?
“19개 정부 부처를 13개로 줄이고, 3부총리제(안보·전략·사회 부총리)를 두는 분권형 시스템을 공약으로 걸었다. 여기서 외교부와 통일부를 합치겠다고 했다. 이는 북한과의 교류를 강화하는 취지로 보면 된다. 6자 회담이라는 다자회담의 틀을 빼놓고 통일과 북핵 문제를 논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김정은과의 조건 없는 만남을 제안할 계획이다. 여기 더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우리가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겠다는 이야기도 했다. (그 반대급부로) 핵 추진 잠수함을 도입해 주변국을 자극하지 않고도 북한의 SLBM 위협을 실질적으로 막아낼 수 있을 것이다.”
“옳은 말이라도 이준석이 하면 싫다”는 소위 ‘싸가지론’을 어떻게 돌파할 수 있을까?
“나는 하나 마나 한 이야기를 통해서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는 정치를 하지 않으려 한다. 호불호를 명확하게 밝히는 예측 가능한 정치인이 되려고 한다. 세상에서 가장 하기 쉬운 게 상대 기분 맞춰주며 아무 것도 아닌 결론을 내리는 거다. 그냥 착한 척, 무의미한 말 내뱉는 무가치한 정치에 내 청춘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
‘미움 받을 용기’를 말하는 건가?
“요즘 민주당 지지자들 만나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가진 분들이 많다. 만약 노 대통령이 살아계셨다면, 이재명의 삶과 이준석의 삶 중에 어떤 것이 더 노무현 정신에 부합하는 것이라 하시겠나. 나는 절대권력자 앞에서 할 말은 했고, 명패를 집어 던진 노무현과 비슷한 용기를 내보려고 한다. 무엇보다 노 대통령은 지역감정 뚫어보겠다고 어려운 선거에 떨어질 줄 알면서도 도전했다.”
김영준 월간중앙 취재팀장 kim.youngjoon1@joongang.co.kr
사진 최기웅 기자 choi.gi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