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상하이쉬핑익스체인지(SSE)에 등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6일 1479.39로 전주(9일)보다 10.0% 상승했다. SCFI가 1400을 넘은 것은 지난 3월7일 이후 2달 여 만이다.
특히 미 서해안 운임지수는 3091로 전주 대비 31.7%, 미 동해안은 4069로 22.0% 각각 급등했다. 독일 국적 해운사인 하팍로이드는 지난 15일 중국-미국간 화물 예약이 전주 대비 50% 증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경진 기자
해운 운임이 급등한 건 미·중 양국이 지난 12일 90일 관세 유예를 발표한 여파로 분석된다. 미중 무역 마찰로 물동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 글로벌 선사들이 미주노선 운영을 줄였는데 예상치 못한 관세 유예 조치로 물동량이 급증했고, 이에 따라 운임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당초 미 LA항의 이달 입항 예정이던 선박 중 25%가량이 물량 부족으로 취소됐고, 롱비치항의 지난달 마지막 주 입항 선박 수는 전주보다 38% 줄었다.
영국의 선박중개업체 브레마 쉽브로킹의 조나단 로치 애널리스트는 “고율 관세 유예 기간이 한정(90일)돼 있어 미국 수입업자들이 이 기간에 가능한 한 많은 물량을 들여와야 한다는 압박이 커졌다”면서 “운송 요금은 빠르게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비수기로 불리는 2분기 화물 운임이 상승하면서 해운사들의 영업 전망은 밝아졌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케네스 로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중국의 깜짝 휴전으로 인해 앞으로 몇 주 안에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화물 운송량이 급증해 중국의 코스코, 덴마크의 A.P. 몰러 머스크, 일본의 미쓰이 OSK 등 대형 해운업체 수익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출기업들은 해운 운임 급등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홍해 사태와 중국발 밀어내기 여파 등으로 해운 운임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물류비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작년 연간 물류비가 2조9602억원으로 전년보다 71.9%, LG전자는 3조1110억원으로 16.8% 각각 증가했다. 대기업 관계자는 “선복 확보나 운임 변동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통상 협상 상황 등을 지켜보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관세 등 통상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수출하는 기업들의 불확실성과 함께 금융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30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당분간 해운 운임 고공 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해운협회 관계자는 “미중 90일 관세 유예기간 올 3분기 성수기 화물수요의 조기유입이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선사들의 운항 일정 원복까지 통상 2~3개월의 시차가 있음을 고려하면 2분기 중 미주항로 운임 활황세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