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21일 전방위로 ‘이준석 끌어안기’에 나섰다. 범보수 진영에서는 6·3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29·30일)가 시작되기 전날인 28일을 데드라인으로 설정하고 단일화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경기 성남시 가천대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를 만나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를 논의했다. 전날 이 후보에게 만남을 제안한 지 하루 만에 이 후보의 ‘학식 먹자’ 유세를 찾은 것이다. 두 사람은 총선에서 같은 지역구를 놓고 경쟁한 정치적 앙숙으로 꼽힌다. 

안 의원은 이 후보와 면담 직후 취재진에게 “(앞으로) 만남의 가능성을 열어 놓자고 합의했다”며 “단일화는 전적으로 이 후보에게 달려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 후보는 “큰 (입장) 변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에선 “이 후보가 안 위원장을 조건 없이 만나고 언론 인터뷰에선 단일화 조건을 언급하는 등 기류가 바뀌고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김문수 후보도 이날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지지율을 끌어 올릴 ‘특단의 대책’을 묻는 질문에 “이 후보는 마지막에 저와 결국 단일화해 훌륭하게 대선 승리를 이끌 주역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두 후보가 단일화에 나설 경우, 투표 용지 인쇄 전날인 24일 이전 시점이 가장 유리하다. 다만 이 후보가 현재 완강히 거부하고 있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관측이다. 

이에 국민의힘 선대위 내부에선 3차 TV토론이 끝나는 27일 밤과 사전 투표 하루 전인 28일 사이를 단일화 마지막 시한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22년 20대 대선에서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사전 투표 하루 전인 3월 3일 극적으로 단일화 합의에 성공했다. 만약 두 후보가 28일 단일화를 한다면 사전 투표 용지에는 사퇴 사실이 표기되고, 본 투표 용지에는 김·이 후보 이름이 기재된 채 투표소에만 사퇴 안내문이 붙는다.

 
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도 이 후보 설득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언론 행사에서 이 후보와 만난 뒤 SNS에 “이번 대선에서 정의가 승리할 수 있는 길을 여는 안내자가 되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신성범 선대위 빅텐트추진단장은 단일화 태스크포스(TF) 설립을 검토 중이다. 친윤계 김기현 의원도 이 후보와의 단일화를 물밑 지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2023년 11월 당대표 시절 이 후보에 대한 당원권 정지 징계를 취소했었다. 김 의원은 통화에서 “이 후보 입장에서 우리 당이 필요하도록 환경을 만드는 데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고 했다.  

당 안팎에선 김·이 후보의 지지율 변화를 단일화의 최대 변수로 꼽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50% 안팎으로 나오는 상황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을 합한 수치가 오차 범위 밖으로 벌어질 경우 단일화에 나설 동력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수도권 출신 중진 의원은 “이번 주까지 김 후보가 40%대로 지지율로 오르는 게 관건”이라며 “반대로 김 후보의 지지율은 오르지 않은 상태에서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이 10%를 넘어서면 단일화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이준석 후보는 이날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설립을 추진했던 경기 성남시의료원을 방문해 공공의료 정책을 비판했다. 이 후보는 “3400억원의 누적 지원을 받은 성남시의료원 내 500여 개의 병상 중 200여 개가 방치돼 있다”며 “이재명 후보가 본인의 치적으로 공공 의료를 포장하며 치적 쌓기로 정치를 한 것 아닌가”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