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불법 이민자 체포·추방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이민세관단속국(ICE)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한 것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을 주도하는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지난주 ICE 회의에 참석해 하루에 3000명을 체포하도록 지시했다.
앞서 지난달 말 ICE는 트럼프 대통령의 2기 행정부 들어 첫 100일 동안 불법 이민자 6만6463명을 체포하고 6만5682명을 추방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밀러 부비서실장이 최근 제시한 ‘하루 3000명 체포’ 목표치는 이 기간의 하루 평균 체포자 수(665명)와 비교해 4배가 넘는 규모다.
밀러 부비서실장의 이번 지시에는 새로운 목표가 달성되지 않을 경우 고위 관료들의 직위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함의가 담겨 있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미 국토안보부는 최근 성명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범죄자인 불법 이민자들을 체포하고 추방해 미국을 안전하게 만드는 정책을 이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ICE에 불법 이민자 체포를 더욱 압박한 데에는 지난 정부와 비교해 체포·추방 실적이 높아지지 않은 상황이 작용하고 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정책으로 인해 미 국경 지역에서 불법으로 입국하는 이민자 수가 크게 줄어들면서 ICE는 체포·추방 실적을 늘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전 바이든 행정부의 마지막 해에는 하루 평균 759명이 ICE에 체포됐다고 블룸버그는 연방 데이터를 인용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공약으로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추방 작전을 진행하겠다면서 연간 100만명 이상을 추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ICE의 추방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자 트럼프 행정부는 한 달 만에 칼렙 비텔로 ICE 국장 대행을 경질하기도 했다.
그동안 트럼프 2기 정부의 이민자 추방 과정에서 합법적인 체류 자격을 가진 이민자가 일부 포함되는 등의 논란이 있었는데 단속 목표치가 더 높아짐에 따라 일각에선 당국의 ‘마구잡이식’ 이민자 체포 및 추방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