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CC 유니폼을 입은 허훈(가운데). 팀 동료인 친형 허웅(왼쪽)과 이상민 신임 감독도 동석했다. 뉴스1
프로농구 특급 가드 허훈(30)이 KCC 부산 유니폼을 입은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로 꼽힌 허훈은 지난 28일 원소속팀 수원 KT를 떠나 계약 기간 5년, 보수 총액 8억원(연봉 6억5000만원·인센티브 1억5000만원)에 KCC와 계약했다. 29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에 참석한 허훈은 "우승 반지 없이 은퇴하면 서럽고 후회할 것 같았다. 우승 경험이 있고 좋은 환경에서 뛸 수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KCC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2017년 1순위로 프로에 입문한 허훈은 군팀 상무(2022~23시즌)에서 뛴 기간을 제외하곤 7시즌 내내 KT에서 뛰었다. 이 기간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2019~20시즌)와 어시스트왕(2019~20·20~21시즌)을 차지했지만, 우승 트로피를 든 적은 없다. KCC는 전신 현대 시절을 포함 통산 6차례 챔피언을 차지한 명문이다.
KCC는 친형 허웅(32)이 간판 스타로 활약 중인 팀이자, 아버지인 '농구 대통령' 허재가 10년간 사령탑(2005∼15년)을 지낸 팀이기도 하다. 허훈은 "형의 역할도 있었지만, FA는 결국 제가 선택하는 것 아닌가"라며 "KCC는 아버지가 감독이었을 때 경기에 많이 가보기도 했고 편안한 느낌이다. 여러 가지가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허웅-훈 형제는 연세대 시절 이후 11년 만에 한솥밥을 먹게 됐다. 프로에서 한 팀은 처음이다. 허 훈은 "형과는 어릴 때부터 함께 많은 경기를 치렀다. 호흡을 맞추는 데 큰 문제 없을 것"이러면서 "형은 슈팅 능력이 좋은 선수고, 내가 패스해줬을 때 골로 잘 연결했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날 기자회견엔 허웅과 이상민(53) 신임 감독도 동석했다. 허웅은 "(KCC에 오도록) 설득은 계속했지만, 결국 훈이가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니 저는 옆에서 돕기만 한 정도"라며 "아버지도 KCC에 계셨고 명문 구단이라는 것을 아시기에 훈이가 왔으면 하셨다 2024~25시즌 9위에 그친 KCC는 허훈의 가세로 기존 허웅(가드), 최준용(31·포워드), 송교창(29·포워드) 등이 버틴 KCC는 국가대표급 라인업을 구축했다. 단숨에 다음 시즌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현역 시절 '컴퓨터 가드'로 이름을 날린 이상민 감독은 "우리 팀 약점이 가드였는데, 국내 최고 가드를 영입했으니 기대가 크다. 가드의 조율에 따라서 팀 전력은 극대화된다. 코트에선 가드가 감독 역할이다. 허훈이 잘 조율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보수 순위 30위 이내의 FA 영입에 따라 정해야 하는 보호선수에 대해선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