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5 삼성호암상 시상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과학상 물리·수학 부문 신석우 UC버클리 교수, 과학상 화학·생명과학 부문 정종경 서울대 교수, 공학상 김승우 카이스트 명예교수, 의학상 글로리아 최 MIT 교수, 예술상 구본창 사진작가, 사회봉사상 김동해 사단법인 비전케어 이사장. 사진 호암재단.
삼성호암상에서 물리·수학 부문 과학상을 받은 신석우(47) UC버클리 수학과 교수(한국고등과학원 석학교수 겸임)는 중앙일보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신 교수는 정수론·조화해석·대수기하 등 서로 다른 수학 주제를 통합해 하나의 이론으로 설명하는 ‘랭글랜즈 프로그램(Langlands program)’ 발전에 기여해왔다. 그는 “혼자 잘해 얻은 결과가 아니라 수많은 학자가 쌓아온 업적 위에서 나온 결과”라며 “이번 기회를 빌려 절 가르쳐주시고 키워주신 스승님들과 부모님, 선·후배 동료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올해로 35회째…수상자에 상금 3억원 수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5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신 교수를 비롯해 ▶과학상(화학∙생명과학 부문) 정종경(62)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공학상 김승우(69) 한국과학기술원(KAIST) 명예교수 ▶의학상 글로리아 최(47)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공대 교수 ▶예술상 구본창(72) 사진작가 ▶사회봉사상 김동해(60) 사단법인 비전케어 이사장 등 총 6명이 수상했다. 부문별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메달, 상금 3억원이 수여됐다.
예술상 첫 사진작가 구본창
파킨슨병의 원인 유전자 작용 기전과 기능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낸 정종경 교수는 “우리 연구가 최초의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로 이어져, 전 세계 수많은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임신 중 면역 체계 과활성이 태아의 뇌 발달을 방해해 자폐증 위험을 높일 수 있음을 규명한 글로리아 최 교수는 “많은 과학자께서 쌓아 올린 기반 위에 저 역시 조금 더 벽돌을 쌓은 것뿐이니 그 위로 다른 돌들이 쌓여 올라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상식에는 수상자 가족과 지인, 삼성 사장단, 호암재단 관계자 등 약 270명이 참석했다. 삼성 경영진으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전영현 부회장, 노태문 사장 등이 자리했다. 이재용 회장은 4년 연속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해 삼성의 인재 제일 경영 철학을 재확인했다. 이날 시상식엔 작년 호암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하고 한국 문학계를 축하하는 뜻에서 노벨문학상 위원인 스티브 셈-산드베리 소설가가 축사자로 참석했다. 그는 “서로 다른 의견을 존중하고 공유할 수 있다는 노벨의 신념은 호암상이 추구하는 가치와 견해를 같이 한다”고 말했다.
호암재단은 오는 7월 부산에서 노벨상 수상자와 호암상 수상자를 초청해 청소년을 위한 특별 강연회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