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22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경제5단체 간담회’에서 정책제언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최 회장은 29일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HBM(고대역폭메모리) 제조 난이도가 높기 때문에 장비나 소재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일본 기업에 기대를 걸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HBM 시장에서 점유율 70%를 기록하고 있다. 또 SK하이닉스가 간접 출자한 일본 메모리 반도체 낸드플래시 생산업체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와 관련해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가 아닌 전략적 형태로 접근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HBM에 집중하겠다는 방침도 강조했다. 그는 “메모리 반도체는 단순히 가격이 저렴하다고 좋은 범용품이 아니기에 고객이 요구하는 반도체를 고객과 함께 개발해 고객을 사로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전통적인 메모리 반도체는 제조업체 간 성능 차이가 작아 가격 경쟁이 치열했지만, HBM은 고객별 사양을 조정해 부가가치를 높여 판매하는 방안을 고민할 수 있다고 최 회장은 덧붙였다.
한일 양국 간 협력 방안에 대해 최 회장은 “세계 무역기구(WTO) 체제가 붕괴되고 경쟁의 규칙이 바뀌었다”며 “한일이 경제 공동체를 구축하면 다양한 비용을 낮출 수 있고 이는 국제적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특히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과 관련해선 “한국과 일본이 공동 구매하면 규모도 커지고 가격 협상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에너지 협력 분야 중 수소 기술 공동개발, 에너지 저장시설 공동 이용 등이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올해 수교 60주년을 맺은 한일 관계에 대해선 “양국에 있어 중요한 해이며, 좋은 관계를 이어가야 한다”라고도 언급했다. 최 회장은 지난 27일엔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만나 “양국 간 경제협력 확대와 이를 위한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