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자신의 퇴임 기자회견에 참석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오른쪽 눈가가 붓고 보라색 멍이 들어 있다. AP+연합뉴스
머스크는 3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정부 구조조정과 지출 감축 노력을 치하하기 위해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련한 약식 기자회견에 나타났다.
머스크는 자신이 이끌었던 ‘DOGE’가 적힌 검은색 모자를 착용했는데 그의 오른쪽 눈 부분이 조금 부풀어 오르고 보라색으로 멍이 든 모습이 눈에 띄었다.
머스크는 한 기자가 괜찮냐고 묻자 “프랑스에서 당한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베트남 순방 전용기에서 배우자 브리지트 마크롱에게 얼굴을 가격당하는 듯한 장면이 공개된 것을 비꼬는 것이다.
그는 이어 다섯살 아들 ‘엑스’와 장난을 치던 중 “한번 덤벼보라”라는 자신의 말에 아들이 자신의 얼굴을 때리면서 난 상처라고 해명했다.
조금 전까지 마약류 복용 의혹에 대한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머스크가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던 것을 지켜보던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의 설명을 듣더니 흥미롭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의 설명을 듣고는 “난 (머스크의 눈에 멍이 든 줄) 몰랐다”라면서 상처 부위를 자세히 보려는 듯 자세를 바꿔 앉은 뒤 “엑스가 그랬나요?”라고 되물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엑스는 그럴 수 있다. 엑스를 아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할 것)”고 덧붙였다.

지난 2월 11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 함께 나온 일론 머스크와 아들. 로이터=연합뉴스
머스크가 캐나다 가수 그라임스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엑스(본명 엑스 애시 에이 트웰브·X Æ A-Xii)는 트럼프 대통령을 여러 차례 직접 만난 바 있다.
머스크는 지난 2월 백악관 집무실 회견에 엑스를 목말을 태우고 등장했고, 지난달에는 마이애미에서 열린 이종격투기 UFC 대회에서도 엑스를 데리고 나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경기를 관람하기도 했다.
NYT는 머스크의 정부 구조조정 프로젝트가 당초 자신이 공언했던 1조 달러 지출 삭감에 근접하지도 못하고 끝났다면서 “그의 사업과 대중적 이미지도 두들겨 맞았는데, 이젠 얼굴까지 그렇게 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용의자 명단은 길어 보인다”면서 머스크에게 불만을 품고 있을 사람들을 언급했다. “그의 아이를 낳은 수많은 여성 중 최소 두 명, 거의 모든 연방 관료, 텍사스 오스틴 교외에 사는 그의 이웃, 테슬라 주주, 그의 오랜 친구들, 공화당 의원, 그의 스무 살 딸, 테슬라에 불을 지른 모든 사람, 그리고 심지어 일부 트럼프 유권자들이 포함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