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 정상에 선 육상 남자 400m 계주팀. 왼쪽부터 나마디 조엘진, 서민준, 이준혁, 이재성. 연합뉴스
남자 400m 계주팀은 앞서 지난달 10일 중국 광저우 세계육상릴레이선수권에서도 두 차례나 한국 기록 경신했다. 이번 대회까지 합치면 한 달 새 한국 기록을 세 차례 갈아 치웠다. 특히 이번 아시아선수권에서는 38초5 벽을 깨, 1년 뒤인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의 입상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지난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38초74로 동메달을 땄다.
평균 나이 22세의 젊은 선수라는 점도 매우 긍정적이다. 이번 남자 400m 계주 국가대표팀은 지난달 선발전을 통해 새로 구성됐다. 이준혁(24·국군체육부대), 이재성(24·광주광역시청), 서민준(21·서천군청), 나마디조엘진(19·예천군청) 등 모두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났다. 각자 특기와 강점이 분명하다. 첫 번째 주자 서민준은 스타트가 좋다. 하경수 육상 단거리 국가대표 감독은 "국제대회에서 자신보다 더 빠른 선수를 상대로 (스타트 기록은) 대등하게 나온다.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조엘진은 탄력 있는 근육에서 나오는 폭발적인 스피드가 강점이다. 결선에서 두 번째 주자로 나섰는데, 중국 선수를 제치고 선두에 올라섰다. 세 번째 주자 이재성은 주니어 시절부터 국가대표로 뛰어 국제 경험이 많다. 앵커(최종 주자) 이준혁은 네 명 중에서 개인 최고 기록(10초18)이 가장 앞선다. 이준혁은 마지막 스퍼트에서 개인 최고 기록 10초09의 태국 푸리폴 분손(19)에 밀리지 않았다.
김건우(45) KBS 육상 해설위원은 "(한국 남자 단거리) 선수들 기량이 올라오다 보니까 계주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다"며 "김국영 선수 전성기 때는 10초 초반을 뛴 선수는 독보적이었는데, 요즘은 10초1~10초2 기록의 선수가 여럿이다. 이런 선수들이 경쟁하며 기록을 단축한다"고 말했다. 남자 100m 한국 기록은 김국영(34·광주광역시청)이 2017년 세운 10초07이다.
선수들은 선의의 경쟁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자평했다. 이준혁은 "100m는 개인 종목이지만 400m 계주는 단체전이다. 선의의 경쟁으로 개인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팀 단합이 잘 되면서 계주에서 좋은 성적이 나오고 있다"며 "국제대회에 나설 때마다 한국 신기록에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하경수 감독은 "(아시아선수권처럼) 이렇게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를 치르는 게 처음인데 선수들에게 자극이 됐다"며 "전엔 (젊은 선수가) 매스컴에 나오면 걱정했는데 요즘은 플러스 요인이 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국 신기록을 쓴 여자 육상 400m 계주팀. 왼쪽부터 김소은, 강다슬, 이은빈, 김다은. 대한육상연맹

남자 높이뛰기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우상혁. 이번 대회 우승으로 2023년 방콕 대에 이어 2연패를 달성했다. 연합뉴스
한국 육상은 이번 대회에서 4개의 신기록을 작성했다. 혼성 1600m(4x400m) 계주, 여자 3000m 장애물, 남·여 400m(4x100m) 계주 종목이다.
김영주 기자 kim.youngju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