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시내 식당가 모습. 연합뉴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의 2014년과 2024년 자료를 바탕으로 연령대별 소득ㆍ소비지출ㆍ소비성향 변화를 분석한 ‘세대별 소비성향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를 1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대비 소비지출 비중인 평균소비성향(APC)은 전 연령대에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평균으로는 2014년 73.6%에서 지난해 70.3%로 3.3%p(포인트) 떨어졌고, 특히 60대의 감소폭이 6.9%포인트(69.3%→62.4%)로 가장 컸다. 김민석 대한상의 유통물류정책팀 팀장은 “60대는 은퇴 또는 은퇴 직후 시점이기 때문에 소비보다는 저축 등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리는 경향이 강하다”며 “주택 등 이자 부담도 여전해 소비 성향이 크게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30대 이하는 소득도 지출도 모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월평균 소비액은 2014년 257만원이었지만, 지난해 248만원으로 9만원 줄었다. 같은 기간 30대 이하의 가처분소득은 348만2000원에서 346만8000원으로 감소했다. 보고서는 30대 이하의 소비 지출 감소가 전반적인 혼인 및 출산 시점이 늦춰지며 식료품이나 교육비 등 지출 규모가 큰 항목의 증가세가 둔화된 게 주요 요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10년 간 소비 품목별 비중 변화에서는 연령별 특징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30대 이하는 식비 지출(식료품ㆍ음료) 비중이 13.2%에서 9.3%로 3.9%포인트 줄었지만 음식(외식)ㆍ숙박과 오락ㆍ문화 비중이 각각 17.9%, 9.4%를 차지하며 3.1%포인트씩 늘었다. 반면 중장년층에서는 자기만족형 소비가 확대되는 추세가 드러났다. 40대는 헬스장 등 운동ㆍ오락시설 관련 품목 소비가 늘었으며 50대에선 뷰티 기기, 홈 인테리어, 간편식 등이 핵심 소비 품목으로 부상했다.
보고서는 고령화나 연령대별 소득분배 문제를 개선하더라도 소비 심리가 회복되지 않으면 소비 둔화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청년ㆍ중년층이 가처분소득 중 주택 구입 이자, 세금 등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실질적 소비지출을 확대할 수 있도록 주택 마련 부담 경감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국내 소비 부진은 단순한 불황 때문이 아닌 사회 전체의 인구ㆍ소득ㆍ심리 등 변화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세대별 특성을 고려해 맞춤형 정책을 마련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활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