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에 닫힌 지갑…향후 5년간 연평균 소비 1%포인트 준다

고령 인구의 증가가 한국경제의 전체 소비성향과 소비지출을 크게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생산연령인구(15세~64세)를 중심으로 인구가 줄어든 점도 소비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1일 한국은행은 ‘인구구조 변화가 소비 둔화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지난 2010~2012년 76.5%였던 전체 소비성향이 2022~2024년 70.0%로 6.5%포인트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소비성향이란 소득 대비 씀씀이의 비율로, 소비성향이 높으면 버는 돈에 비해서 더 많이 지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무료급식소에서 어르신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무료급식소에서 어르신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뉴스1

 
한은은 전체 인구에서 고령층(55세 이상 69세 미만)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010년 14%에서 지난해 23%로 급증하면서, 소비성향이 줄어들었다고 해석했다. 한은은 “단기간에 노후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고령층일수록 소비성향이 크게 하락한다”고 짚었다. 고령층의 증가는 소비성향뿐 아니라 소비 여력 또한 약화하는 요인이다. 고령층은 은퇴 후 제한된 소득에서 사회활동을 해야 하므로 일자리를 가진 젊은 층에 비해 쓸 수 있는 돈 자체가 적다. 여기에 고령층은 부동산 등 실물자산 비중이 높아 현금 유동성도 떨어진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50대가 60대로 진입할 때 소비는 평균 9% 감소했다.

생산연령인구를 중심으로 인구가 줄어든 것도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한은은 “생산연령인구 감소는 경제성장에 대한 노동투입의 기여도를 낮추면서 성장잠재력을 저하하고, 가계의 소득창출 여력을 악화시킨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또 정부사회보장지출 확대로 개인 소비가 정부 소비로 대체되고 있다는 점, 저소득·고령층 중심으로 1인 가구가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소비를 감소시키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한은은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로 2013년~2024년 중 소비 증가율이 연평균 0.8%포인트 감소했다고 진단했다. 이는 이 기간 전체 소비 증가율 둔화 폭(연 1.6%포인트)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노동 투입이 줄면서, 둔화한 소비 증가율이 연평균 0.6%포인트였다. 평균소비성향 감소로 인해 소비 증가율은 0.2%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더 심해지는 2025~2030년 소비 증가율 둔화 폭이 1%포인트까지 확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