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무료급식소에서 어르신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뉴스1
한은은 전체 인구에서 고령층(55세 이상 69세 미만)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010년 14%에서 지난해 23%로 급증하면서, 소비성향이 줄어들었다고 해석했다. 한은은 “단기간에 노후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고령층일수록 소비성향이 크게 하락한다”고 짚었다. 고령층의 증가는 소비성향뿐 아니라 소비 여력 또한 약화하는 요인이다. 고령층은 은퇴 후 제한된 소득에서 사회활동을 해야 하므로 일자리를 가진 젊은 층에 비해 쓸 수 있는 돈 자체가 적다. 여기에 고령층은 부동산 등 실물자산 비중이 높아 현금 유동성도 떨어진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50대가 60대로 진입할 때 소비는 평균 9% 감소했다.
생산연령인구를 중심으로 인구가 줄어든 것도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한은은 “생산연령인구 감소는 경제성장에 대한 노동투입의 기여도를 낮추면서 성장잠재력을 저하하고, 가계의 소득창출 여력을 악화시킨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또 정부사회보장지출 확대로 개인 소비가 정부 소비로 대체되고 있다는 점, 저소득·고령층 중심으로 1인 가구가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소비를 감소시키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한은은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로 2013년~2024년 중 소비 증가율이 연평균 0.8%포인트 감소했다고 진단했다. 이는 이 기간 전체 소비 증가율 둔화 폭(연 1.6%포인트)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노동 투입이 줄면서, 둔화한 소비 증가율이 연평균 0.6%포인트였다. 평균소비성향 감소로 인해 소비 증가율은 0.2%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더 심해지는 2025~2030년 소비 증가율 둔화 폭이 1%포인트까지 확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