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만 들어도 오싹! 15만원 찍은 애플망고·샴페인 '빙수대전'

14만9000원 애플망고 빙수, 얼린 샴페인을 갈아 만든 샴페인 빙수, 꿀벌집을 통째로 올린 허니 빙수…. 예년보다 빨라진 더위에 여름철 인기 먹거리인 빙수가 더 일찌감치, 더 다양하게 출시되며 주목받고 있다.

시그니엘 서울의 '시그니처 제주 애플망고 빙수'. 가격은 13만원이다. 사진 롯데호텔

시그니엘 서울의 '시그니처 제주 애플망고 빙수'. 가격은 13만원이다. 사진 롯데호텔

 
빙수 시장에서 단연 인기 있는 제품은 애플망고 빙수다. 서울 주요 특급호텔에서 이른바 ‘얼음 반, 애플망고 반’을 담아서 일반 빙수 가격의 10배 수준에 판매하고 있지만, 매년 수량이 딸린다.

올해는 애플망고 빙수 몸값이 더 높아졌다.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서울이 판매하는 ‘제주 애플망고빙수’ 가격이 14만9000원이다. 지난해 12만6000원에서 2만3000원(1.3%) 올랐다. 서울 송파구 시그니엘 서울의 ‘시그니처 제주 애플망고 빙수’는 13만원,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의 애플망고 빙수도 11만원이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15만원에 판매하는 '벨 에포크 샴페인 빙수'. 사진 파르나스호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15만원에 판매하는 '벨 에포크 샴페인 빙수'. 사진 파르나스호텔

 
매년 값비싼 망고 빙수가 인기를 끄는 것은 MZ세대를 중심으로 ‘인증샷’을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공유하는 플렉스(Flex, 과시형 소비) 성향이 한 이유로 꼽힌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불황이 지속하면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따지는 소비가 주를 이루고 있지만, 가끔은 가심비(가격 대비 만족감)를 위한 ‘스몰 럭셔리’를 추구하기도 하는데 먹거리 중에서는 빙수 등 고가 디저트가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안다즈 서울강남에서 다크 초콜릿과 핑크 초콜릿으로 꾸민 '썸머 컬렉션 빙수'를 내놨다. 사진 안다즈 서울강남

안다즈 서울강남에서 다크 초콜릿과 핑크 초콜릿으로 꾸민 '썸머 컬렉션 빙수'를 내놨다. 사진 안다즈 서울강남

 
올해는 애플망고 빙수 외에도 눈에 띄는 고가 빙수가 적잖다.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1일 ‘벨 에포크 샴페인 빙수’를 15만원에 내놨다. 프랑스 샴페인 ‘페리에 주에’와 협업해 벨 에포크 샴페인을 얼려서 슬러시 형태(그라니타)로 만들고 아보카도, 치즈 등을 얹었다. 


서울 영등포구 메리어트 이그제큐티브 아파트먼트 서울은 ‘허니 비, 꿀벌 빙수’를 8월 말까지 한정 판매한다. 폭신한 솜사탕과 지리산 벌꿀집을 통째로 올려 진한 꿀맛이 특징이다. 서울 강남구 안다즈 서울강남은 프랑스 향초 브랜드인 트루동과 손잡고 ‘썸머 컬렉션 빙수’를 선보였다. 다크초콜릿과 핑크빛 바크 초콜릿 등으로 장식해 화려한 색감과 달콤한 맛이 돋보인다. 이외에도 쑥, 아사이베리 등을 얹은 고가 빙수도 있다.

메리어트 이그제큐티브 아파트먼트 서울은 '허니 비, 꿀벌 빙수'에 지리산 벌꿀집을 통째로 얹었다. 사진 메리어트

메리어트 이그제큐티브 아파트먼트 서울은 '허니 비, 꿀벌 빙수'에 지리산 벌꿀집을 통째로 얹었다. 사진 메리어트

 
매년 고급 식재료와 화려한 플레이팅의 고가 빙수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금 빙수’ 논란도 꾸준하다. 예컨대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판매하는 1만4500원짜리 애플망고 빙수와 특급호텔에서 판매하는 14만9000원짜리 애플망고 빙수에 들어있는 과육 양이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과육 양이 비슷해도 냉동 망고인지, 제주산 애플망고인지에 따라 원가 차이가 크다”며 “식재료와 인건비 등을 제외하면 사실 호텔에서 고가 빙수는 이익을 내기보다 고객 유치를 위한 콘텐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