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 최고의 날, 이정후 부활의 날

김혜성(왼쪽)이 투런 홈런을 때려낸 직후 팀 동료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얼굴에 해바라기 씨를 뿌리며 유쾌한 축하 인사를 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김혜성(왼쪽)이 투런 홈런을 때려낸 직후 팀 동료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얼굴에 해바라기 씨를 뿌리며 유쾌한 축하 인사를 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메이저리그(MLB)의 두 한국인 야수, 김혜성(26·로스앤젤레스 다저스)과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나란히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특히 김혜성은 공수에 걸쳐 빅리그 진출 후 최고 활약을 보여줬다.

1일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홈 경기에 9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장한 김혜성은 시즌 2호 홈런을 포함해 4타수 4안타 2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0.366에서 0.422(45타수 19안타)로 치솟았다. 이날 경기는 지난해 월드시리즈 출전팀 간의 재대결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미국 지상파 네트워크인 폭스스포츠가 미국 전역에 생중계한 이 날 경기에서 다저스는 양키스를 18-2로 대파했다.

김혜성은 발가락 부상을 당한 주전 유격수 무키 베츠를 대신해 빅리그 진출 이후 유격수로는 처음 선발 출장했다. 그간 2루수 또는 중견수로 선발 출장하거나 유격수로 교체 출전했다.

2회 투런 홈런을 때려내는 김혜성. AP=연합뉴스

2회 투런 홈런을 때려내는 김혜성. AP=연합뉴스

1회 첫 타석에서 볼넷으로 출루한 김혜성은 2회 두 번째 타석에서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8-0으로 앞선 2사 2루에서 양키스의 두 번째 투수 왼손 브렌트 헤드릭의 8구째 시속 148.4㎞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때려냈다. 시즌 2호. 비거리 125.6m의 대형 홈런포이자 빅리그에서 왼손 투수를 상대로 때린 첫 홈런이다. 김혜성이 홈런을 친 건 지난달 15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 이후 17일 만이다. 아울러 지난달 24일 뉴욕 메츠전 이후 8일 만에 다시 맛본 안타이기도 했다.

김혜성은 홈런 이후 세 차례 타석에서도 모두 안타를 쳤다. 5회에는 선두 타자로 나서서 좌전 안타를, 6회에도 무사 1루에서 좌전 안타를 각각 추가했다. 8회 마지막 타석에선 무사 1루에서 2루타를 추가해 4타수 4안타를 기록했다. 사이클링 히트에서 3루타가 모자랐다. 1회 볼넷까지 포함하면 다섯 차례 타석에 나와 모두 출루했고, 그중 세 차례 홈을 밟았다.


5일 만에 멀티 히트를 기록한 샌프란시스코의 이정후. AP=연합뉴스

5일 만에 멀티 히트를 기록한 샌프란시스코의 이정후. AP=연합뉴스

수비에서도 빛났다. 김혜성은 3회 무사 1, 2루 상황에서 양키스 타자 요르빗 비바스의 타구를 직선타로 처리한 뒤 곧장 2루로 몸을 날려 베이스를 태그해 2루 주자마저 병살처리했다. 중견수로 자리를 바꾼 6회에는 양키스 간판타자애런 저지의 장타가 펜스에 맞고 튀어나오자 곧장 2루에 송구해 저지를 아웃시켰다. 양키스에 이틀 연속 승리한 다저스는 시즌 전적 36승22패로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선두를 지켰다.

한편, 이정후도 모처럼 멀티 히트로 타율을 끌어올렸다. 같은 날 미국 마이애미의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원정 경기에 2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한 이정후는 5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안타를 기록했고, 시즌 타율은 0.274에서 0.277로 올라갔다. 이정후의 멀티 히트는 지난달 27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4타수 2안타) 이후 5일 만이다. 1회 첫 타석 안타로 선행주자를 3루에 보내고 자신은 1루에 나간 이정후는 2루를 훔쳤다. 시즌 5호 도루.

타선의 응집력 부족으로 득점 찬스를 번번이 놓친 샌프란시스코는 마이애미에 0-1로 졌다. 최근 5경기에서 1승4패로 부진한 샌프란시스코는 32승26패로 NL 서부지구 3위에 자리했다.

1회 안타를 치고나간 뒤 2루 베이스를 훔치는 이정후. AP=연합뉴스

1회 안타를 치고나간 뒤 2루 베이스를 훔치는 이정후. AP=연합뉴스